국제
허락 없이 학생의 머리카락 '싹둑'…"12억 배상하라" 소송
입력 2021-09-18 10:12  | 수정 2021-09-25 11:05
학교 측, 인종차별과 관련된 주장 부인하고 있어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의 머리카락이 잘린 일을 놓고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여자 초등학생은 혼혈이었으며,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 측은 머리카락을 자른 친구와 교직원이 모두 백인으로 인종차별적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상태입니다.

딸의 아버지인 호프마이어 또한 혼혈이었으며, 현재는 딸을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P통신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사는 학부모 지미 호프마이어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딸 저니(7)가 다녔던 마운트플레전트 가니어드 초등학교와 도서관 사서, 수업 조교 등을 상대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3월 저니는 통학버스에서 학우에게 가위로 머리의 한쪽 면만 잘린 채 하교했고, 아빠인 호프마이어가 학교 측에 항의한 뒤 딸을 미용실로 데려가 머리 모양이 이상해 보이지 않도록 다시 머리를 잘라주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 딸의 반대쪽 머리카락도 뭉텅이로 잘린 채 울면서 하교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하여 그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생이 아닌 학교 도서관의 사서가 딸을 미용실로 데려가 머리를 자르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음 딸의 머리카락을 무단으로 잘랐던 아이와 미용실로 딸을 데려간 사서 모두 백인임을 알게 되었고, 학교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느낀 그는 딸과 관련된 사서와 친구, 학교의 대응이 혼혈인 딸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이며, 이로 인해 딸의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딸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겼으며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학교가 직원들을 적절히 교육하고 관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인종차별과 관련된 호프마이어의 주장을 부인한 상태입니다.

지난 6월 학교 이사회는 조사에 착수해 저니를 미용실로 데려간 사서에게 엄중하게 경고했고, 사안을 인지했지만 보고하지 않았던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부모의 허락 없이 아동의 머리를 자르게 한 행동이 학교 정책을 위반한 것이지만, 선한 의도에서 비롯됐으며 인종차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마운트플레전트 교육위원회 역시 호프마이어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호프마이어는 교육청이 직원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감독하지 못했다며 교육청도 소송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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