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이 거절한 中시노백, 남미도 손절…백신 외교 차질
입력 2021-09-13 16:36  | 수정 2021-09-20 17:05
중국산 백신 회의감에 브라질 협상 중단
페루도 中시노팜→화이자 백신으로 대체
감염 예방 효과 50.4%…80세 이상은 28%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산 백신의 주요 구매국이었던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이 최근 구매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백신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입지를 넓히려 했던 중국의 이른바 '백신 외교'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1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 3,000만 도스 구매를 검토하던 브라질 보건당국이 최근 협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상파울루주(州) 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는 "협상은 더 진전되지 않고 어떤 계약도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산 백신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중국 시노팜이 만든 백신을 이용했던 페루도 최근 이를 화이자 백신으로 대체했습니다. 페루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 중국산 백신이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러한 남미 국가들의 행보는 중국산 백신을 향한 회의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시노백의 코로나백은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50.4%에 불과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사용 승인 최소 기준인 50%를 가까스로 넘겼습니다. 화이자 백신(95%)이나 모더나 백신(94.1%)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입니다.

심지어 브라질 오스왈도크루즈재단 등의 연구에 따르면 80세 이상에서는 효과가 28%로 더 떨어졌습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산 백신이 '물백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칼라 도밍게스 전 국립면역프로그램 책임자는 "고령층에서 낮은 효과를 보이는 시노백을 더 사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일갈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제약사 백신을 싹쓸이했던 국가들의 접종률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서 남미에서도 화이자·모더나 백신 물량 확보가 용이해진 점도 이들이 중국산 백신과 '손절'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시노백, 시노팜은 WSJ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코로나19 탓에 국경까지 틀어막은 북한마저 국제사회가 무료로 제공한 '시노백'을 "다른 나라에 나눠 주라"며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양보'를 이유로 들었으나 전문가들은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 때문이 아니겠냐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