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자연재해 구조와 아프가니스탄 난민 정착 자금을 위해 200억달러(약 23조 2540억 원)를 의회에 긴급 요청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은 허리케인 아이다 이전에 발생한 자연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140억 달러(16조 2722억 원)와 아프간 전쟁 중 미국과 협력한 수만 명의 아프간인들의 지속적인 이주 비용을 위해 64억 달러(7조 4400억 원)를 요구했다. 이외에 행정부는 허리케인 아이다에 대한 재해 구호에도 100억 달러(11조 6250억 원)가 추가로 승인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샬란다 영 백악관 관리예산실 국장 대행은 10월 1일 부분적인 정부 폐쇄가 없도록 의회가 정부 자금의 단기 연장을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9월 말 미국 연방정부는 셧다운을 피할 수 없게된다. 일정 기간 동안 현재 수준에서 기금을 연장하려면 의원들이 임시 '지속적 결의안'을 승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자금 수요에 대한 백악관의 요청은 민주당이 이번 달 의회에서 마련하려고 하는 3조 5000억 달러(4068조 7500억 원) 규모의 예산과 관련 없는 법안을 처리하는 중에 나온 것이다.
예산과 별도로 아프간 재배치 및 재난 구호 프로그램에 대한 더 많은 자금 지원에 대한 행정부의 요청은 의회에서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부채 한도 마감일에 직면한 의원들이 이번 단기 지출 요구사항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아프간에 대한 자금 지원 요청은 이 지역에 있는 수천 명의 미국 파트너를 대피시키고 미국에 재정착시키기 위해 행정부가 수행한 막대한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 64억 달러 요청 중 가장 큰 부분인 24억 달러(약 2조 7905억 원)는 아프간 동맹국의 재배치 과정에 관여하는 국방부와 군인을 위한 것이다. 영 국장 대행은 "20년 동안 아프간에서 우리를 도왔던 많은 사람들을 포함해 위험에 처한 수만 명의 아프간 사람들을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는 작전은 미국 정부의 특별한 군사, 외교, 안보 및 인도주의적 작전을 나타낸다"며 "우리는 의회가 역사적인 임무 성공을 위해 64억 달러를 할당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허리케인 아이다의 피해를 고려할 때 200억 달러에 이르는 재난 지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허리케인 로라와 허리케인 델타는 물론 가뭄, 산불, 홍수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은 대중 교통 긴급 구호, 소기업 재해 융자, 연방 비상 관리 기관 구호 기금 및 기타 연방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다로 큰 피해를 본 북동부 뉴욕시와 뉴저지주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동부 6개 주에서만 최소 5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허리케인 피해가 기후변화의 결과라며 전문가들이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한 경고를 뜻하는 '코드 레드(Code Red)'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로 결정했다"며 2050년까지 '순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확인한 뒤 "우리는 이 일을 할 수 있고 전 세계 다른 나라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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