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변화하는 탈레반? "여자도 대학 갈 수 있어…남녀 합반은 금지"
입력 2021-08-30 18:43  | 수정 2021-09-06 19:05
초중고대 모두 남녀 교실 분리 방침
"이슬람 틀 안에서 여성 권리 존중할 것"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 인권 탄압을 우려하는 국제 사회를 향해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3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압둘 바키 하카니 탈레반 고등교육부장관 대행은 아프가니스탄 전통 부족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에 참석해 "아프간 국민은 남녀가 분리돼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고등 교육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카니 장관 대행은 "탈레반은 이슬람, 국가, 역사적 가치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이슬람적인 교육 과정을 만들어 다른 나라와 경쟁하길 원한다"면서도 "아프간 여학생들에게 공부할 권리는 있으나 남학생과 같은 교실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탈레반은 대학교를 비롯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도 모두 남녀 교실을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탈레반 고등교육부가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은 탈레반의 여성 인권 탄압을 우려하는 국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여성 인권 탄압으로 악명을 떨친 바 있습니다.

여성을 공직 생활에서 배제했으며 간통죄를 저지른 여성에게는 돌팔매 처형을 하는 등 잔혹한 처벌을 가했습니다. 당시 여성들은 눈을 제외한 전신을 덮는 부르카를 입어야 했습니다.

이에 탈레반 지도부는 이달 중순 아프간을 장악한 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변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라고 발표한 지 열흘 만에 탈레반 공포 정치 아래에서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이 총살당하는 등 여권 탄압이 자행되기에 국제 사회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한편, 이날 열린 로야 지르가 회의에도 탈레반 고위 관리들은 참석했으나 여성 참석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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