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프간 유명 女앵커 무기한 정직…"탈레반은 탈레반, 변하지 않았다"
입력 2021-08-18 14:25  | 수정 2021-08-25 15:05
부르카를 착용한 학생들의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임 / 사진=워싱턴포스트
여성인권 탄압 재연 우려
불안감에 떠는 여성들…부르카 가격 10배 급등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게 되면서 아프간 여성들의 인권 탄압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명 앵커 비롯 여성 직원 무기한 정직…"탈레반은 변하지 않았다"

현지 시각으로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국영 TV의 유명 앵커인 카디자 아민을 비롯해 여성 직원들을 무기한 정직시켰습니다.

아민은 "나는 기자인데 일할 수 없게 됐다"면서 "탈레반은 탈레반으로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NTY는 "이들 두 앵커의 사례는 탈레반이 나라를 장악함에 따라 아프간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 부닥칠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깊은 불안감을 반영한다"며 "아프간 여성들은 억압적인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탈레반은 앞으로는 과거처럼 여성들에게 부르카(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의상) 착용을 강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탈레반을 두려워 하는 아프간 여성들은 다시 부르카 의상을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7일 인디아투데이에 따르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최근 부르카를 찾는 여성들이 증가함에 따라 부르카 가격이 기존의 10배나 급등했습니다.

탈레반, 기자회견서 여성 인권 변화 천명했지만…


아프간 일부 지방의 여성들은 남성 친척이 동행하지 않는 한 집을 떠나지 말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습니다. 카불 대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남자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는 한 기숙사 방을 나가지 못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과거 탈레반은 집권 기간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 여성들은 부르카를 입어야 했고, 학교와 직장에 다니지 못했으며 남자 친척의 동행 없이는 집을 나서는 것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장악 후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여성 인권 변화를 천명했습니다.

이후 17일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에게 부르카 대신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두건)을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치하에서도 여성이 대학을 포함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의 실제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서북부 헤라트의 한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25세 여성은 몇 주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에 대해 좋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 누구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탈레반의 태도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탈레반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