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폭행 당한 공원에 하이힐 구조물…"2차 가해"

시민들 “예술 아닌 끔찍한 2차 가해”
작가 “하이힐은 여자? 옷차림 편견 없애고 싶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원 입구에 다리를 벌린 하이힐 구조물이 설치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곳은 지난 2월 청소년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적 있어 해당 구조물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이 반발이 거셌습니다. 그저 예술작품이라는 작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당 설치 미술품은 철거됐습니다.

지난 16일 (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글래스고 시의회는 이날 문제가 된 구조물 철거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는 악의적이고 공격적인 이 같은 작품을 의뢰한 적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이힐을 신은 설치 작품은 이달 초 ‘축제공원 정문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글래스고 시민들은 지난 2월 공원에서 30대 남성이 18세 청소년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해당 구조물은 공원에 부적절한 형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또 글래스고 다른 공원에서도 올해 3건의 성폭행 범죄가 발생한 바 있어 구조물 철거에 입김이 모였습니다.

한 글래스고 시민은 전혀 획기적이지 않고, 웃기지도 않는다. 이것은 예술이 아니고 끔찍한 가해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구조물을 제작한 라켈 맥마흔은 해당 지역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 지역의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며 그러나 하이힐을 신고 있는 두 다리일 뿐인데 왜 그것이 여자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나 또한 페미니스트로서 작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옷차림에 대해 어떠한 가정도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작품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공원에 있는 작품은 철거된 상태지만, 맥마흔은 SNS에 작품 사진을 공개하며 글래스고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방문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