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돈 들고 튄' 아프간 대통령 딸, 뉴욕서 호화생활…자국 女와 대조적
입력 2021-08-18 11:13  | 수정 2021-11-16 12:05
"가니 아프간 대통령, 회의 간다 하고 도망"
"돈 가득 채운 차 4대와 탈출…일부는 활주로에"
딸은 美서 예술가 활동…현 사태 관련 인터뷰 거절

지난 15일 탈레반이 전국을 장악한 뒤 수도 카불마저 포위하자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딸이 미국 뉴욕에서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18일) 뉴욕포스트는 가니 대통령의 딸 마리암 가니(Mariam Ghani)가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브루클린에서 '보헤미안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인권 탄압이 우려되는 자국의 여성들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마리암은 최근 아프간 상황과 관련해 인터뷰를 요청하자 거절했습니다.


다만 마리암이 현재 아버지 가니 대통령의 소식을 알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분명합니다.

앞서 가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붕괴할 때 돈으로 가득한 채 4대와 함께 탈출해 빈축을 샀습니다.

영국 아이뉴스에 따르면 가니 대통령의 전직 여성 대변인 엘레이 에르샤드는 "가니 대통령은 국방 요원들과 회의를 하러 간다고 말하고는 도피했다"며 "배짱 없는 지도자"라고 비판했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을 떠날 계획이 없다"라고 했으나,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에 따르면 가니 대통령은 탈출용 헬기에 돈을 싣던 중 챙긴 돈이 모두 들어가지 못하자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두기도 했습니다.

이에 엘레이 전 대변인은 "너무 화가 난다"며 "내가 왜 그에게 투표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현재 가니 대통령의 행선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니 대통령 경호원을 인용해 그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으나,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아프간 당국과 가까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가니 대통령이 오만에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외무부 산하 '두뇨'(Dunyo) 통신은 가니 대통령이 우즈벡 영토에 머물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오늘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아프가니스탄에 입성하면서 바라다르를 중심으로 새 정부를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접수 이후 강경 이슬람 근본주의를 고수했던 이전과는 다른 유화적 모습을 보이며 공식 정권으로서 정당성 확보에 우선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며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의복 규율과 사회 활동 등 어느 정도 수준에서 여성 권리가 존중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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