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균관대, 메타버스 활용해 한글백일장 개최
입력 2021-08-17 17:20 
중국, 일본,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 이번 대회에 참여한 각국의 학생들은 글쓰기에 앞서 메타버스에서 만났다. 학생들은 BTS 음악에 맞춰 춤추고, 가상의 명륜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 성균관대학교]

성균관대학교(총장 신동렬)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제1회 세계성균한글백일장'을 지난 11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달 열린 제1회 세계성균한글백일장은 지난해 각 지역 대회에서 금·은·동상을 수상한 외국인 학생 총 25명이 참가하는 '왕중왕전' 격으로 치러졌다. 지난해 성균관대는 한국에서 2회, 중국·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유럽 등에서 각 1회 온라인 한글백일장을 열었다. 총 6회에 걸쳐 열린 대회에는 각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 800여명이 참여했다.
성균관대는 이번 대회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원격화상회의시스템 줌(ZOOM), 개방형 학습 플랫폼인 엑스캠퍼스(eX-campus) 등을 활용했다. 이프랜드에선 백일장 사전행사가 진행되고, 줌에선 실시간 시험 감독이 이뤄졌다. 엑스캠퍼스는 학생들이 원고지에 육필로 작성한 답안을 사진 파일로 저장해 제출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이번 백일장의 제시어는 '균형'이었다.
장원(1등상)의 영예는 Song Liruiyi(중국) 학생에게 돌아갔다. Song Liruiyi 학생은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음악은 취미로만 하라'는 말을 들은 뒤,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꿈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지내야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 '안정적인 커리어와 취미 사이의 균형을 지켜야 한다'는 부모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음악 활동이라는 자신만의 길에서 새로운 삶의 균형을 찾겠다는 그의 목표가 400자 원고지 5매에 담겼다.
제1회 세계성균한글백일장에서 장원(1등)을 한 Song Liruiyi 학생이 작성한 답안 마지막 장의 일부 [사진 = 성균관대학교]
시상식은 지난 13일 줌에서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주제인 균형과 꿈을 잘 연계해 묘사했다"고 평가했다. Song Liruiyi 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제가 원하는 일과 주변에서 원하는 일 사이의 균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국제통상학을 배우고 있지만 뮤지션이라는 꿈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원(2등상)은 Vu Hoai Lan(베트남), Zhang Yuhao(중국) 학생이 차지했다. 탐화(3등상)는 Jin Enzhen(중국), Jin Xiangshu(중국) 학생이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성균관대 석사과정 합격 시 입학금·등록금 전액 면제의 혜택이 주어진다. 성균관대는 이번 대회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오는 2022년 한국 방문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코로나19도 한국어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열정만큼은 꺾지 못 했다. 이런 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에 부응하고자 성균관대는 최근 백일장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있다"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다 큰 꿈을 향해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2007년 중국 북경어언대학에서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전 중국 한국어 백일장'을 개최한 이래로 지난 14년간 유럽,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백일장을 열고 있다. 성균한글백일장은 한글을 사랑하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작문 실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성균한글백일장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가 제한된 지난해부터 온라인 대회로 열리고 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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