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프간 대통령은 도망쳤지만 女교육부 장관은 남았다
입력 2021-08-17 11:39  | 수정 2021-11-15 12:05
"탈레반 집권 이후 추락 우려되는 여성 인권 위해 싸울 것"
아프간 정부 최초 여성 교육부 장관

아프간 정부의 최초 여성 교육부 장관 랑기나 하미디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도피 소식을 전해듣고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다"며 심경을 밝혔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5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전적으로 신뢰했던 대통령이 도망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마음 한쪽엔 아직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하미디 장관은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국민 곁을 지키며 탈레반 집권 이후 추락할 것으로 우려되는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나는 11살 딸이 있다”며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딸이 꿈꿔왔던 모든 미래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만약 살아남는다면 수백 만 소녀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진입한 당일에도 평소와 같이 사무실에 출근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가장 마지막에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곧바로 돈가방을 챙겨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하미디 장관은 2011년 탈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로 숨진 굴람 하미디 칸다하르 시장의 넷째 딸입니다.

그는 소련이 아프간을 점령했을 때 4살의 나이로 고향을 떠나 파키스탄의 난민촌에서 생활하다 1988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정착해 버지니아대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2003년 귀국한 뒤 2008년 여성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위해 공예품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칸다하르 트레져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아프간 정부가 들어선 지 20년 만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육부 장관에 임명됐습니다.

한편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는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가니 대통령이 탈출 당시 엄청난 양의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고 어제(16일) 보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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