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 절반이 "주거상황 불안하다"…청년층 '내 집 마련' 절실
입력 2021-08-17 09:52  | 수정 2021-08-24 10:05
LH 설문 결과 50.8%만 "주거 상황 안정적" 응답
20~30대 부동산 관련 위기감·기대감 공존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의 영향으로 현재 주거상황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가 소유에 큰 관심이 없던 20~30대는 최근 집값 상승세로 인해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과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인공지능·빅데이터 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에 의뢰해 진행한 '공공임대주택 대국민 인식조사'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LH의 장기공공임대주택과 관련된 질문과 더불어 주택·주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전문가들의 심층 설문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3천 명의 표본을 이용한 정량조사와 부동산 전문가·언론인·임대주택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소셜빅데이터조사 등의 조사방법이 동원됐습니다.

소셜빅데이터조사는 2016년 10월부터 2020년 9월, 4년간 블로그·트위터 등의 SNS에 올라온 1천655만여 건의 게시물을 텍스트 분석 엔진 '썸트렌드'를 이용한 텍스트 마이닝 분석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전국의 19~59세 성인 3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결과, '현재 주거 상황이 안정돼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0.8%가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자가주택 거주자의 63.6%가, 전·월세 거주자의 경우 33.5%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주 불안의 이유로는 월세나 전세 보증금 지출에 대한 부담,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같은 수준의 주거환경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 나왔습니다.

주택 소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20~30대가 늘어난 것도 확인됐습니다.



보고서는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 사례를 다수 목격하면서 좋은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도 재테크 잘한 것만 못하다는 인식이 강화됐고, 지금 집을 소유하지 않으면 앞으로 집값이 더 올라 사지 못해 실패한 인생이 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커지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졌다"며 청년들의 주택마련 욕구는 기대감과 위기의식의 합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거지를 선택할 때 최우선 고려 요소는 직장 근접성과 인프라였습니다.

출퇴근 소요 시간으로는 편도 30분에서 1시간을 가장 적당한 시간으로 봤고, 최대 1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주거지를 정하려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하철 역과 가까운 주거지를 원하는 '역세권' 선호 현상이 여전히 뚜렷한 가운데 작년부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또는 미세먼지 등 환경·보건 이슈가 주목받으면서 숲이나 작은 공원이 거주지 주변에 있는 '숲세권'에 대한 선호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신혼부부나 기혼인 경우에는 직장과 더불어 '친정집'의 위치도 주거지 선택 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혼부부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보통 신혼부부는 임신 시점에 첫 이사를 고려하고, 출산 후 아이의 나이가 4~5살이 되는 시점에 학군 등을 고려한 두 번째 이사를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이후에는 가급적 한 지역에 머물고자 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국민들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었습니다.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56.7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고, 35.2%가 중립을 선택했으며 부정적인 응답을 남긴 비율은 8.1%에 불과했습니다.

'LH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면 거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6.6%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2017년에는 임대주택 건립을 치안, 동네 분위기 등의 이유를 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반대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공공임대주택과 빌라·원룸·다세대주택 등이 비교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임대주택 거주자들은 원룸·다세대주택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을 장점으로 꼽으면서 74.4%라는 높은 만족도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보증하는 주택으로 전세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점, 입주와 퇴거가 자유롭다는 점도 함께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신혼부부·청년들은 임대주택 생활을 내 집 마련의 출발선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임대주택에 살면서 주거 지출을 줄이고, 청약 자금을 마련해 자가 마련을 준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고서는 '임대'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마을'이나 '공공주거단지'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임대주택 공급 대상을 중산층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소형 위주의 공급에서 중소형 평형 공급을 늘리고 자재 품질이나 층간소음 수준을 민간 브랜드 단지 수준으로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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