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학교, 놀이터 폐쇄 등으로
"외부 세계와 단절돼 상호작용 줄어들어"
"외부 세계와 단절돼 상호작용 줄어들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태어난 '코로나 베이비'의 지능지수(IQ)가 팬데믹 이전에 출생한 영유아보다 현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영국 가디언은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영유아의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영유아보다 이후에 태어난 영유아의 언어, 운동능력 등 전반적인 인지력이 현저히 낮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미국 동부 로드아일랜드주에서 태어난 아동 △2019년 1월 이전 출생 '308명' △2019년 1월~2020년 3월 출생 '176명' △2020년 7월 이후 출생 '188명' 등 총 6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해당 아동들을 모두 미숙아에 해당하지 않았고, 발달장애를 지니지 않았으며 대부분 백인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3개월~3세 영아의 평균 IQ는 100점 내외였지만,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이들의 평균 IQ는 78점에 그쳤습니다. 약 22점 가량 차이가 납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 = 로이터
연구를 이끈 션 디오니 브라운대 소아과 조교수는 "절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주요 인지장애가 아니고서는 보통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연구 결과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생후 첫 면 년 동안은 집을 짓는 것과 같이 인식의 기초가 다져진다"며 "기초를 쌓을 때 성장은 쉽게 이뤄지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기회의 문은 좁아진다"고 전했습니다. 영유아기 시절 형성된 인지력이 향후 인지력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한 원인으로 가정 내 상호작용이 줄어든 점과 외부 세계와 단절됐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 근무를 하는 부모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코로나19에 대한 감염과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부모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등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또 보육원과 학교, 놀이터 등이 폐쇄되면서 아이들이 외부 세계로부터 받는 자극이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놓인 가정일수록 영유아들은 더 낮은 IQ 점수를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디오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원이나 실업수당 제도가 잘 갖춰진 미국의 부유한 지역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경제적 수준이 더 낮은 지역 아동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