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 하도급 공개"

【 앵커멘트 】
아파트 건설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들에 대해 법원이 하도급 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하도급으로 부당이득을 챙겨온 건설업계의 관행은 물론 고분양가를 둘러싼 논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영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경실련은 서울 상암동과 장지 발산 지구 등지에서 아파트 공사를 진행한 서울시산하 SH공사에게 정보공개를 요구했습니다.

공정별 시공단가를 정리한 도급내역서와 실제 하도급 업체들의 공사비용을 적은 하도급 내역서, 그리고 이를 비교한 원-하도급 대비표였습니다.

하지만 SH공사와 두산, 태영, 성원 등 건설사들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경실련은 소송을 냈고, 법원은 1,2심 모두 경실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고법 행정2부는 하도급 내역서 등은 아파트 분양원가가 적정하게 산출됐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에 불과하다며, 이미 해당 아파트 단지의 분양원가가 공개된 상황에서 이런 정보가 건설사들의 이익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이 정보는 이번 사업에 국한되는 데다 입찰가격이 낙찰의 절대 요인은 아니라며, 정보 공개로 원가 경쟁력이 알려져 앞으로의 입찰에서 어려움이 생긴다는 건설사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그동안 공사를 수주한 뒤 전문건설사에 하도급을 맡겨 차익을 챙겨 온 건설사들의 이윤 구조가 드러나게 됩니다.

특히 고분양가를 둘러싸고 건설사와 수요자들 사이에 시비가 잇따르는 상황인 만큼 정보 공개 이후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건설업계에 미칠 파장이 적잖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영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