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모든 야구인들의 관심이 도쿄에 몰려 있을 때 슬그머니 '코로나 음주 파문'을 일으킨 한현희와 안우진의 징계를 발표했다.
키움은 원정 숙소 무단이탈과 외부인과 음주로 물의를 빚은 투수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한현희는 지난달 5일 새벽 후배 안우진과 함께 수원 원정 숙소를 무단이탈해 서울로 이동, 한 호텔 방에서 술을 마셨다.
KBO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한현희는 구단 15경기를 포함해 총 51경기에 나설 수 없다.
키움은 "한현희는 선배로서 후배를 선도할 책임이 있음에도 외부인과의 만남을 제안하는 등 사건을 주도한 책임을 물어 선수단 내규에 따라 벌금 1000만원을 부과하고 정규리그 15경기 출장 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출장 정지 없이 벌금 500만원을 부과 했다. 안우진은 KBO의 36경기 출장 정지가 풀리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키움은 "안우진은 이번 사건에 동조한 책임이 있으나 선배 권유에 의한 점, 음주를 자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전했다.
아직도 키움 구단이 현실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징계 수위다.
이번 음주 사태는 40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만큼 파급력이 큰 사건은 없었다.
물론 더 큰 사고들도 있었지만 코로나 19라는 엄중한 시국과 방역 수칙에 대한 국민 정서, 야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팬들과 약속, 개인 SNS 시대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대단히 큰 파장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키움은 올 시즌내에 두 선수를 쑬 수 있는 수준의 징계에서 머물렀다.
징계가 끝나면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할 때 이들을 활용하겠다는 의미인지 되묻고 싶다.
팬들의 정서는 최소한 올 시즌만큼은 이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 정도 여론 파악도 안된다면 키움 구단은 심각한 정보력 부재에 빠져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
특히 안우진 징계가 수위가 너무 낮았다.
안우진은 후배라고는 해도 성인이다.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앞 길을 생각해 하루 하루의 일과를 선택할 의무와 책임이 주어져 있다.
고작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수원에서 서울까지 원정 음주를 온 것이 어떻게 면죄부가 될 수 있는가. 음주를 자제하려 했다면 아예 가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또한 한현희에게는 더 큰 죄를 물어야 했다. 혼자 일을 벌인 것이 아니라. 앞길이 창창한 후배까지 꾀어 내 술판을 벌렸기 때문이다. 더 용서 받지 못할 잘못을 구단이 고백한 셈이 됐다.
최충연의 음주 사건을 다룬 삼성과 큰 차이가 있는 결정이었다.
최충연은 지난 2020년 1월 말, 혈중 알콜 농도 0.036%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 됐다. 먼허 정지 수준으로 만취였다고 할 수는 없었다.
KBO 사무국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제재 규정에 의거, 최충연에게 50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삼성은 KBO의 상벌위원회가 끝난 뒤 "최충연에게 출장정지 100경기, 제재금 600만원의 자체 징계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충연이 받는 누적 징계는 출장정지 150경기와 벌금 900만원이 됐다.
구단이 정한 징계 수위는 'KBO 결정'의 두 배였다. KBO의 징계를 소화한 뒤에 구단의 추가 징계를 받아야 해 징계의 수위는 더 높아진다.
올 시즌 KBO리그 구단은 144경기를 치른다. 최충연은 2021 시즌에는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중요한 건 삼성이 결단의 의지를 가지고 최충연에게 징계를 내렸다는 점이다.
삼성 관계자는 '음주 운전은 임의 탈퇴가 일반적이지만 최충연이 자진 신고를 한 점을 참작했다. 최충연에게도 임의 탈퇴가 내려지면 음주 운전을 숨기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출장 정지 150경기는 최대 징계 수위라 할 수 있다. 한 시즌을 통채로 날린다는 것은 투수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최충연에게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삼성의 결정이 나온 뒤에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있었을 정도였다. 올 시즌 안에 복귀가 가능한 한현희와 안우진의 사례는 말할 것도 없다.
키움의 결정은 앞으로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한현희와 안우진의 시즌 중 복귀 시도를 한다면 거센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구단 이미지는 물론 구단 운영에까지 크게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키움의 이 같은 근시안적인 선수단 관리는 앞으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5일 MK스포츠와 만난 야구 원로는 인터뷰서 "키움이 올 시즌에 한현희와 안우진을 쓴다면 야구계 질서를 흐트러트리는 일이 될 것이다. 결코 있었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징계는 징계대로 지켜보겠다. 실제로 이번 솜 방망이 처벌이 올 시즌 한현희와 안우진을 쓰겠다는 생각이라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 팬들 뿐 아니라 야구인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키움이 키움 마음대로 프로야구를 들었다 놓았다 할 수는 절대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키움이 쓸데 없는 생각은 접고 지금이라도 말썽을 일으킨 구단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자체 징계는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믿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징계 답지 못했던 키움의 징계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또 일으킬 것인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움은 원정 숙소 무단이탈과 외부인과 음주로 물의를 빚은 투수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한현희는 지난달 5일 새벽 후배 안우진과 함께 수원 원정 숙소를 무단이탈해 서울로 이동, 한 호텔 방에서 술을 마셨다.
KBO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한현희는 구단 15경기를 포함해 총 51경기에 나설 수 없다.
키움은 "한현희는 선배로서 후배를 선도할 책임이 있음에도 외부인과의 만남을 제안하는 등 사건을 주도한 책임을 물어 선수단 내규에 따라 벌금 1000만원을 부과하고 정규리그 15경기 출장 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출장 정지 없이 벌금 500만원을 부과 했다. 안우진은 KBO의 36경기 출장 정지가 풀리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키움은 "안우진은 이번 사건에 동조한 책임이 있으나 선배 권유에 의한 점, 음주를 자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전했다.
아직도 키움 구단이 현실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징계 수위다.
이번 음주 사태는 40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만큼 파급력이 큰 사건은 없었다.
물론 더 큰 사고들도 있었지만 코로나 19라는 엄중한 시국과 방역 수칙에 대한 국민 정서, 야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팬들과 약속, 개인 SNS 시대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대단히 큰 파장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키움은 올 시즌내에 두 선수를 쑬 수 있는 수준의 징계에서 머물렀다.
징계가 끝나면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할 때 이들을 활용하겠다는 의미인지 되묻고 싶다.
팬들의 정서는 최소한 올 시즌만큼은 이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 정도 여론 파악도 안된다면 키움 구단은 심각한 정보력 부재에 빠져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
특히 안우진 징계가 수위가 너무 낮았다.
안우진은 후배라고는 해도 성인이다.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앞 길을 생각해 하루 하루의 일과를 선택할 의무와 책임이 주어져 있다.
고작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수원에서 서울까지 원정 음주를 온 것이 어떻게 면죄부가 될 수 있는가. 음주를 자제하려 했다면 아예 가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또한 한현희에게는 더 큰 죄를 물어야 했다. 혼자 일을 벌인 것이 아니라. 앞길이 창창한 후배까지 꾀어 내 술판을 벌렸기 때문이다. 더 용서 받지 못할 잘못을 구단이 고백한 셈이 됐다.
최충연의 음주 사건을 다룬 삼성과 큰 차이가 있는 결정이었다.
최충연은 지난 2020년 1월 말, 혈중 알콜 농도 0.036%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 됐다. 먼허 정지 수준으로 만취였다고 할 수는 없었다.
KBO 사무국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제재 규정에 의거, 최충연에게 50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삼성은 KBO의 상벌위원회가 끝난 뒤 "최충연에게 출장정지 100경기, 제재금 600만원의 자체 징계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충연이 받는 누적 징계는 출장정지 150경기와 벌금 900만원이 됐다.
구단이 정한 징계 수위는 'KBO 결정'의 두 배였다. KBO의 징계를 소화한 뒤에 구단의 추가 징계를 받아야 해 징계의 수위는 더 높아진다.
올 시즌 KBO리그 구단은 144경기를 치른다. 최충연은 2021 시즌에는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중요한 건 삼성이 결단의 의지를 가지고 최충연에게 징계를 내렸다는 점이다.
삼성 관계자는 '음주 운전은 임의 탈퇴가 일반적이지만 최충연이 자진 신고를 한 점을 참작했다. 최충연에게도 임의 탈퇴가 내려지면 음주 운전을 숨기는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출장 정지 150경기는 최대 징계 수위라 할 수 있다. 한 시즌을 통채로 날린다는 것은 투수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최충연에게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삼성의 결정이 나온 뒤에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있었을 정도였다. 올 시즌 안에 복귀가 가능한 한현희와 안우진의 사례는 말할 것도 없다.
키움의 결정은 앞으로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한현희와 안우진의 시즌 중 복귀 시도를 한다면 거센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구단 이미지는 물론 구단 운영에까지 크게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키움의 이 같은 근시안적인 선수단 관리는 앞으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5일 MK스포츠와 만난 야구 원로는 인터뷰서 "키움이 올 시즌에 한현희와 안우진을 쓴다면 야구계 질서를 흐트러트리는 일이 될 것이다. 결코 있었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징계는 징계대로 지켜보겠다. 실제로 이번 솜 방망이 처벌이 올 시즌 한현희와 안우진을 쓰겠다는 생각이라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 팬들 뿐 아니라 야구인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키움이 키움 마음대로 프로야구를 들었다 놓았다 할 수는 절대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키움이 쓸데 없는 생각은 접고 지금이라도 말썽을 일으킨 구단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자체 징계는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믿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징계 답지 못했던 키움의 징계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또 일으킬 것인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