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려다 매 맞는 119구급대원…무너지는 '생명 방어선'

【 앵커멘트 】
응급환자를 구하러 갔다가 도리어 매를 맞는 119구급대원이 서울에서만 해마다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위급한 순간, 우리의 목숨을 구해주는 '생명 방어선'이 무너지는 겁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환자.

갑자기 119구급대원의 눈 부위를 때립니다.

봉변을 당한 구급대원은 화가 날 법도 하지만, 묵묵히 참을 뿐입니다.

아무 이유 없이 정당한 소방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징역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또 다른 구급차.

이송 중인 환자가 뜬금없이 때려도 되는지 묻더니 구급대원의 입술과 턱을 움켜잡고 밀칩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벌금 300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구급대원이 폭행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 119광역수사대는 지난 3년 동안 구급대원 폭행 사건 253건을 수사해 204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환자 이송 중 구급차 안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29%로 가장 많았고, 코로나19 구급 활동 중에도 폭행이 일어났습니다.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사회 안전을 책임지는 구급대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폭행은 결국 소방력 손실로 이어집니다.

▶ 인터뷰 : 신형욱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119광역수사대장
- "다른 환자를 또 이송하고 돌보러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구급대원들 폭행은 근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동한 소방대원을 폭행·협박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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