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대변인 "한 번 실수에 낙인 찍나"
여야 모두 공분 "음주운전은 예비살인"
여야 모두 공분 "음주운전은 예비살인"
이재명 캠프의 박진영 대변인이 음주운전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박 대변인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술꾼'이라고 지적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 지사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꼬집었는데,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대리비 아끼고픈 서민의 고뇌…불공정한 이중처벌"
지난달 15일 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음주운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회 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며 "한 번의 실수를 천형처첨 낙인찍겠다는 것인가"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젊은 시절부터 출세해 승용차 뒷자리에 앉아서 다니던 사람은 모르는 서민의 고뇌가 있다"며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 잔 하고픈 유혹과 몇 만 원의 대리비를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가난이 죄"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아주 잘한 일이지만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는 데 활용하면 그 법의 진정성이 훼손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글은 작성 후 2주가 흐른 오늘(2일)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박 대변인이 윤 전 총장을 저격하면서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이 화제를 모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사는 지난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자 박 대변인은 "해당 글은 지난 1일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기 전에 썼다"며 "이 지사를 옹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페이스북 친구 공개로 개인적인 의견을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여야 한목소리 규탄 "음주운전 정당화 납득 못해"
그러나 해당 글을 두고 여야 모두 "억지 궤변"이라며 공분하는 모습입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어려운 서민의 애환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이 지사의 음주운전을 두둔하기 위해 억지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라며 "(이 지사의) 가난한 서민 코스프레는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음주운전 당시 이 지사가 경력 십수 년의 변호사였다는 점만 도드라져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도로 위의 흉기인 음주운전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박 대변인이 음주운전에 대한 해괴한 논리를 보임으로써 이 지사를 옹호하려 하는 것은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신 부대변인은 "박 대변인은 뜬금없이 음주운전을 가난의 결과로 포장하고 있다"며 "아무리 자기 후보의 편을 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더라도 음주운전을 가난과 결부시켜 정당화하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캠프 대변인의 음주운전에 대한 견해에 동의하는지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대변인의 막말과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라"라고 촉구했습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2022년 대선 최악의 망언이 이재명 캠프에서 나왔다"며 "음주운전은 예비살인에 준하는 범죄인데 어디 옹호할 게 없어서 음주운전을 옹호하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그동안 음주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비싼 외제차를 모는 부유층이었다"며 "이 지사와 이재명 캠프는 전국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 지사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음주운전 논란에 대해 사과한 바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