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형사고" vs "적당히 좀"…진중권-이준석, 안산 페미 논란 두고 설전
입력 2021-08-01 13:29  | 수정 2021-10-30 14:05
陳 "대변인 사고쳤다…안 선수가 잘못이란 뜻?"
李 "특정 의견 주장 안 해…본질은 귀차니스트"

2020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혼성·여자 단체전·여자 개인전)에 오른 안산(20) 선수가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 4월 페미니즘으로 한바탕 설전을 벌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다시 한번 갑론을박을 펼쳤습니다.

"논란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 vs "대변인 사고 쳤다"

포문은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열었습니다.


양 대변인은 그제(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여러 용어들을 사용했던 것이 드러났다"며 "10~30대의 화약고를 건드린 셈이니 반응도 거칠었는데,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이준석표 토론 배틀로 뽑힌 대변인이 대형사고를 쳤다. 이게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며 양 대변인의 발언이 잘못을 양 선수에게 돌리는 뉘앙스라고 지적했습니다.

양 대변인은 재차 글을 올려 "어떻게 제 글이 잘못은 안 선수에게 있다고 읽히는가. 고의로 보고 싶은 것만 보시면 곤란하다"며 "(제 글은) 여성에 대한 혐오라고 치환하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준석 입장 발표 촉구 정의당에…"한 마디도 안 했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 대표가 안 선수 '페미 논란'에 입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의원은 "양 대변인의 글은 남혐 단어를 쓴다면 이런 식의 공격도 괜찮다는 식의 뉘앙스가 풍긴다"며 "이 대표는 안 선수에게 가해진 페미니즘 낙인찍기 온라인 폭력에 직접 대응을 회피하고 있는데, 당 대표 기조와 상충하는 양 대변인의 글은 내용도 타이밍도 의아하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표도 결국 입을 열었습니다. 이 대표는 진 전 교수의 글에 "적당히 좀 하라. (그러다) 페이스북 계정 정지된다"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진 전 교수는 이 대표가 양 대변인에 '남혐' 발언을 시켰냐고 대댓글을 달자 이 대표는 "이준석의 본질은 귀차니스트라 대변인들에게 특정 의견을 주장하라는 지시는 안 한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대변인은 누군가를 대변해서 말하는 사람"이라며 "당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대표를 대변하는 것도 아니라면 그 분이 개인 입장을 말한 거냐"라고 거듭 공세를 펼쳤습니다.

이 대표는 "이준석이 여기다가 '진중권 바보'라고 써도 그게 당을 대표해서 한다고 생각 안 한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SNS에 익살스럽게 써도 그게 신세계 공식입장이 아니다. 다들 그런 거 구분 잘하는데 왜 못하고 오바하나"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자신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한 장 의원을 겨냥해 "애초에 이준석이 한마디도 안 했는데 정의당에서 내게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 게 넌센스"라고 일갈했습니다.

안산 페미 논란…외신도 주목하자 "보호해야" 목소리


앞서 온라인상에서는 안 선수가 짧은 머리 스타일을 하고, 여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기에 과거 안 선수가 SNS에 올린 일부 단어가 남혐 단어라는 주장까지 더해지며 안 선수를 향한 공격이 빗발쳤습니다.

안 선수 페미 논란이 로이터통신, BBC 등 외신에까지 보도되자 정치권에서는 안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편, 양궁 첫 3관왕에 오른 안 선수는 여자 개인전 시상식을 마친 후 기자회견장에서 "혼잣말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슛오프를 준비했다"며 "지금까지 저를 가르쳐 주신 지도자들께 금메달을 바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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