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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멘탈' 안산도 3관왕에 울음…"저도 박지성·김연아처럼"
입력 2021-07-30 19:28  | 수정 2021-08-06 20:05
대회 첫 3관왕…금메달 목에 걸고 ‘눈물’
차분함 유지하며 슛오프 위기 극복
안산 어머니 “너무 고생했다는 말밖에”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20·광주여대)이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오늘(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안산은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기쁘다”라고 밝혔습니다.

안산은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제압했습니다. 앞서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개인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습니다.

안산은 경기 내내 큰 표정 변화 없이 ‘10점을 꽂았지만, 세 번째로 오른 시상대에서 끝내 눈물을 훔쳤습니다.


시상대에서 내려온 안산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이번 대회 소감을 말했습니다. 안산은 속으로 혼잣말을 계속하면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며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되뇌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도자 선생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이번 시합 때 잘 할 수 있었다”며 모두에게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전했습니다.

안산, 3년 전 꿈 도쿄에서 이루다


박지성이나 김연아 선수처럼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

2018년 8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이었던 안산 선수가 밝힌 포부입니다. 미래의 올림픽 챔피언을 꿈꾼 안산은 이번 2020도쿄올림픽에서 그 꿈을 이뤘습니다.

안산 선수의 가족들은 역사적인 이날의 경기를 한국에서 지켜봤습니다. 안산 선수의 어머니 구명순 씨는 산이는 3관왕을 할 줄 알았다. 뭐든지 잘했기 때문에 당연히 할 줄 알았다”라며 너무너무 고생했다는 말밖에 해줄 말이 없다. 사랑한다. 고생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지성·김연아처럼 되고 싶다던 딸의 소원이 이뤄졌다”며 대견스러워했습니다.

어머니는 안산을 양궁에 입문시킨 당사자입니다. 안산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지역 축제에서 대나무 활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는 초교 양궁부원 모집 공고를 보고 입단서를 냈습니다.

‘페미 논란 등 중압감 이겨내


안산은 때아닌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막말과 악성 댓글에 시달렸습니다. 짧은 헤어스타일과 여대 재학 중이라는 점을 묶어 페미니스트 아니냐며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일어났습니다.

반면, 대한양궁협회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 달라며 ‘안산이 사과하게 만들지 말라는 촉구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박채순 총감독 등 코치진들은 이번 비난 여론이 안산의 개인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안산은 개인전 64강전부터 결승까지 흔들리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심박수가 분당 130~150회를 오간 것에 비하면 안산은 100회 안팎을 기록하며 ‘강철 멘탈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을 향한 이슈와 모든 중압감을 이기고 획득할 수 있는 모든 메달을 땄습니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서는 양궁 선수의 긴장감을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도 느낄 수 있도록 ‘심박수 중계가 도입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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