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산 '숏컷논란'에 장혜영 "입장 밝혀라"…이준석 "내가 왜?"
입력 2021-07-30 13:50  | 수정 2021-08-06 14:05
장혜영 "침묵한다면 비난에 동조하는 것"
이준석 "정의당은 대선 경선 안하시나?"

여자 양궁 대표팀 안산 선수 숏컷을 둘러싼 페미니스트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진 모양새입니다.

먼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장 의원은 "능력주의가 세상을 구원할 것처럼 말씀하시던 분들, 그리고 세상에 2030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던 분들이 지금 안산 선수가 겪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아무리 자기 실력과 능력으로 올림픽 양궁 금메달을 따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회에 만연한 이상, 이렇게 숏컷을 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실력으로 거머쥔 메달조차 취소하라는 모욕을 당한다"며 "이게 바로 낯뜨거운 성차별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2030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는 지론을 퍼뜨리시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님께 요청한다"며 "자기 능력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국위를 선양한 안산 선수에게 숏컷을 빌미로 가해지는 메달을 취소하라는 등의 도를 넘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1야당의 대표로서 책임있게 주장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만일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신다면 많은 이들은 이준석 대표가 안산 선수에 대한 과도하고 폭력적인 비난과 요구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우리 대선 준비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에서 저한테 뭘 입장 표명 하라고 요구했던데 정의당은 대선 경선 혹시 안하시나?"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 대표는 "다른 당들은 대선 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은 무슨 커뮤니티 사이트 뒤져서 다른 당 대표에게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준석이 무슨 발언을 한 것도 아닌데 커뮤니티 사이트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나?"고 반문했습니다.

덧붙여 "이건 전형적인 'A에 대해서 입장표명 없으면 넌 B' 이런 초딩 논법인데, 이거 정의당이 해서 이득볼 거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산 선수와 대한민국 선수단 한 분 한 분을 응원한다"고도 했습니다.

또 이 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경선 후보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정의당 일은 정의당에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장 의원은 이 같은 이 대표의 발언에 "올림픽 양궁 금메달 선수에게 쏟아지는 부당한 성차별적 비난이 언제부터 오직 '정의당 일'이 되었나"며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은 '국민의힘 일'은 아니라는 선긋기를 당대표가 나서서 하시는 거냐"고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이어 장 의원은 자신이 지목한 이 대표가 해당 논란과 관련해 답변하자 다시 한 번 이 대표를 저격했습니다.

장 의원은 "이 대표님, '커뮤니티 사이트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합니까?'라니요. 혹시 뉴스 안 보십니까? 안산 선수의 숏컷에 대한 과도하고 집착적인 성차별적 비난이 BBC나 로이터 등 외신에까지 오르내리고 있는데 갑자기 무슨 커뮤니티를 운운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일상적인 요소에 과도한 정치적 상징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빌미삼아 여성들을 몰아세우며 공론장을 황폐화시키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에 대해 제1야당 대표가 아무 문제의식이 없으시다면 참으로 큰일"이라며 "이 대표의 정치적 동력이 그러한 여론몰이와 무관치 않다고 많은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장 의원은 "어쨌든 안산 선수를 응원하시니 다행"이라면서도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아주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산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에 더해 이제라도 이준석 대표께서 여성들의 일상을 옥죄는 과도한 성차별적 여론몰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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