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또 '가격반란'…'중고' 카니발 아반떼, 신차보다 비싸졌다
입력 2021-07-29 21:12  | 수정 2021-07-29 21:44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진 아반떼, 카니발, 쏘렌토, K5(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사진 출처=현대차, 기아]

또 중고차 시세와 신차 가격이 역전됐다. 이번에는 반란 수준이다. 신차 가격보다 중고차 시세가 비싼 차종들이 무더기로 나왔다.
지난 5월에는 기아 쏘렌토와 K5 2개 차종에 그쳤지만 이달에는 현대차와 기아 4개 차종에서 가격 반란이 일어났다.

쏘렌토 K5에 이어 아반떼 카니발 가세

아반떼 [사진 제공=현대차]
매경닷컴이 29일 국내 최대 자동차플랫폼 엔카닷컴이 산정한 2020~2021년식 중고차 7월 시세와 신차 가격(개별소비세 3.5% 적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현대 아반떼 가솔린 1.6 모던 2021년식 중고차 시세는 1959만원이다. 신차 가격은 1948만원이다. 중고차가 신차보다 11만원 비싸다.
지난해 출고된 2020년식 중고차 시세도 5월보다 61만원 상승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을 깨뜨렸다. 5월 시세는 1767만원, 7월 시세는 1828만원이다.
기아 카니발 디젤 2.2 9인승 시그니처는 2021년식 시세가 4367만원이다. 신차 가격(4130만원)보다 200만원 이상 비싸다. 2020년식 시세도 4177만원으로 신차보다 47만원 높게 형성됐다.

1년된 중고차도 신차보다 비싸져

카니발 [사진 제공=기아]
지난 5월 가격 반란을 주도했던 기아 쏘렌토와 K5도 여전히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다.
쏘렌토 디젤 2.2 2WD 시그니처 2021년식 시세는 4199만원, 신차 가격은 3944만원이다.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255만원 높게 형성됐다. 2020년식 시세는 3900만원이다. 신차와 44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4WD 시그니처 가격에서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2021년식 시세는 4328만원, 신차 가격은 4174만원이다. 2020년식 시세도 신차 가격보다 3만원 비싼 4177만원이다.
쏘렌토[사진 제공=기아]
K5 가솔린 2.0 노블레스 2021년식 시세는 신차보다 4만원 비싼 2826만원이다. 2020년식 시세는 5월보다 6만원 오른 2767만원이다.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 1위인 현대 그랜저는 가격 반란에 실패했다. 2021년식 시세가 3581만원, 신차 가격이 3681만원이다. 대신 신차와 중고차 시세 차이가 100만원에 불과하다. 신차 프로모션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격 반란에 간접 동참한 셈이다.

수요보다 공급 적은 인기차종 시세 급등

K5 [사진 제공=기아]
가격 반란은 생산·판매 물량보다 수요가 많은 인기차종에서 가끔 발생한다. 2년 전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 실적으로 출고 지연 사태가 벌어졌던 현대 팰리세이드도 일시적으로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다.
K5는 10년 전인 2011년에 대기기간이 3개월 가까이 되자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졌다. 당시 기아 스포티지R도 출고된 지 한달 된 중고차가 온라인 쇼핑몰에 신차보다 100만원 비싼 가격에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도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인기 차종의 중고차 시세가 급등했다. 가격 반란을 주도한 4개 차종 모두 신차 시장에서는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다.
그랜저 [사진 제공=현대차]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판매 1위는 그랜저다. 판매대수는 5만2276대다. 막강한 경쟁상대인 기아 K8 등장으로 전년동기보다 33.3% 줄었지만 여전히 1위 자리는 지켰다.
2위는 이번에 가격 반란에 후발 주자로 참여한 카니발이다. 판매대수는 4만7258대로 전년동기보다 154.5% 증가했다.
3위는 가격 반란에 처음 나섰던 쏘렌토다. 전년동기보다 9.5% 늘어난 4만719대가 팔렸다. 4위는 7월에 가격 반란에 동참한 아반떼다. 판매대수는 4만632대로 전년동기보다 6.7% 증가했다.
5위는 K5로 3만7075대 판매됐다. 전년 동기보다 22.6% 감소했지만 여전히 경쟁차종인 쏘나타(3만1775대)보다 많이 팔렸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 가격 반란 빌미 제공

카니발 [사진 제공=기아]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수요 공급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가격 반란 빌미를 제공했다.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인기차종 생산 라인은 일시적으로 멈췄다. 반도체가 사용되는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을 선택하지 않으면 가격을 깎아주고 출고 시점도 앞당겨주는 마이너스 옵션도 대안으로 나왔다.
공장 일시 가동과 마이너스 옵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여전히 반도체 대란으로 차량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쏘렌토는 14주 이상, 카니발은 8주 이상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아반떼도 출고까지 14주 이상 걸린다. 지난달보다 2~3주 이상 출고 기간이 더 길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반란에 대해 "반도체 대란에 품질은 신차와 다름없고 바로 탈 수도 있는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결과"라며 "다만 시세는 거래 참고용이기 때문에 가격 반란을 일으킨 차종도 실제 거래에서는 신차보다는 조금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