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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펜싱 은빛 투혼과 암 이겨낸 인교돈 동메달, 金 없이도 빛난 도쿄 [올림픽 리뷰]
입력 2021-07-28 00:10 
(왼쪽부터) 최인정,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이 27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일본 도쿄)=AFPBBNEWS=NEWS1
한 뼘이 모자라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그 무엇보다 눈부신 은빛 투혼이 도쿄를 환하게 비췄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2020 도쿄올림픽 4일 차를 맞아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은 결승 진출과 함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최인정(31, 계룡시청), 강영미(36, 광주서구청), 송세라(28, 부산시청), 이혜인(26, 강원도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펜싱 대표팀은 8강에서 미국을 꺾은 뒤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제압했다.
에스토니아와의 결승전에서 접전 끝에 석패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순간 중 하나를 만들어 냈다.
여자 태권도 67kg급에 출전했던 이다빈(25, 서울시청)의 은메달도 감동적이었다. 이다빈은 결승 진출 과정부터가 드라마였다. 준결승에서 22-2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회심의 하이킥으로 상대 머리 공격에 성공, 3점을 획득해 25-2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30)에 패하며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 이은 그랜드슬램 우승이 불발됐지만 한국 태권도의 저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이다빈이 27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 67kg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사진(일본 도쿄)=AFPBBNEWS=NEWS1
남자 태권도 80kg 초과급 인교돈(29, 한국가스공사)도 그 무엇보다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인교돈은 2014년 림프암 발병으로 선수 생활 위기를 맞았지만 치료를 통해 이겨냈다. 이번 대회에서 늦깎이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하며 메달 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준결승에서 북마케도니아의 데얀 게오르기에프스키(22)에게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인간승리의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는 값진 경험을 쌓았다.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결선에 출전해 7위에 올랐다. 출발 후 150m까지 선두를 지켰지만 막판 체력 저하로 아쉽게 메달권 진입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날 100m 자유형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새로운 역사를 쓰는데 성공했다.
인교돈이 27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80kg 초과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일본 도쿄)=AFPBBNEWS=NEWS1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태권도는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으로 노골드에 머물렀다. 3년 뒤 파리 대회에서 끊긴 금맥을 찾아야 하는 큰 과제를 안게 됐다.
여자 탁구의 신성 신유빈(17, 대한항공)은 단식 32강에서 탈락했다. 단체전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리게 됐다. 남태윤(23), 권은지(19)는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서 러시아에게 지면서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42)는 추가은(20)과 함께 출전한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결선 진출에 실패해 메달 없이 선수로서 마지막 올림픽을 마감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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