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신선 복원, 여야 평가 극과극…"큰 성과" vs "북한 치트키 잔꾀"
입력 2021-07-27 18:21  | 수정 2021-10-25 19:05
여권 대선주자들 일제히 '환영'
야권, 대화는 필요하지만…'연락사무소 폭파·공무원 피살' 지적

남북간 통신선이 단절된 지 13개월 만에 복원된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습니다.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와 '위장 평화쇼'라는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입니다.

여권 대선주자들 일제히 '축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전협정 68주년인 오늘, 남북 통신선 복원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3개월 이내 별도의 평화협상 개최를 약속했으나 68년의 시간에도 평화협정 체결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통한의 세월"이라고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대화와 소통"이라며 통신선 복원에 대해 "남북 양 정상이 친서 교환을 통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갈 길은 분명하다. 남북관계 발전이 북핵문제 해결을 촉진하고, 북핵문제 진전이 남북관계 발전을 가속화하는 선순환 모델"이라며 남북·북미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환영하며 기대한다"며 "무더위 속 한줄기 소나기와도 같은 시원한 소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남북한 정상이 다시 시작한 담대한 걸음을 환영하고 응원한다"며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문 대통령의 재임 중에 남북관계에 또 다른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면서 "한반도가 함께 더 잘 사는 미래를 반드시 만들도록, 민주정부 4기 출범에 진력하겠다"고 정권 재창출 의지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을 환영한다"며 "이번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은 문재인 정부의 큰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남북 직통 연락선 전면 복원을 온 겨레와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남북 직통 연락선 복원은 북미-남북 관계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시 평화'의 시간이 도래했음을 헤아리고 단단히 준비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두관 의원은 "정말 반갑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며 "남북 정상께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님 너무 수고하셨다"며 "통크게 합의해 주신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남북대화 채널이 재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정세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바이든 대통령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낸 문재인 정부의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야권은 "사과 있어야" 공세

야권 대선주자들은 일단 통신선 복원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있었던 연락사무소 폭파나 공무원 피살 등의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김병민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단절되었던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환영한다"며 "이번 복원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길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하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남북간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번 통신선 복원 자체에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지난 날 북이 일방적으로 단행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대한민국 공무원 피살 등 비인도적 처사에 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남북관계 복원과 평화공존의 길로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또 현장일정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남북 관계가 발전하려면 허심탄회하게 해야할 얘기를 해햐하는데, 그런 것이 안 되고 여전히 (북한의) 심기를 살핀다고 하면 핫라인이 복원되는 게 큰 의미가 있겠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연락사무소 폭파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적극 개진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경기 연천군 유엔군 화장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보며 현 정부가 과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군 화장장 방문 배경에 대해 "6·25 전쟁은 국제 공산주의 세력의 침략을 대한민국과 유엔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막아낸 전쟁"이라며 "그 고귀한 희생을 기념하고 잊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으며 북한의 평화 의지를 끌어내고, 북한 주민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하면서 평화적인 통일을 유도하겠다"며 "평화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김정은의 선의에 의한 것도 아닌, 실력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군 통신선 복구는 북한 치트키 쓰려는 문재인 정권의 잔꾀"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가 운영을 엉망으로 하면서 위기가 찾아올 때면 쓰는 북한 치트키"라며 "잔꾀 부려 국민 기만하려는 시도가 매우 불량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청해부대 집단감염, 백신 부족, 무너진 경제, 망가진 부동산, 김경수 전 지사 구속 등 악재가 이어지니 한다는 대처가 고작 북한발 훈풍 작전이냐"면서 "속아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이 정도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아울러 "남북 관계, 분명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서 쇼만 하는 것은 오히려 남북 관계를 망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남북 군 통신선은 북한이 먼저 전화를 걸어오면서 재가동됐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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