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서 큰유황앵무의 '쓰레기통 뒤지기' 행동 급속 확산
유전 아닌 학습의 산물 입증
유전 아닌 학습의 산물 입증
호주의 '큰유황앵무'(sulphur-crested cockatoo)가 사회적 학습을 통해 직접 쓰레기통 덮개를 열고 먹이 찾는 것을 배우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독일 공립 과학연구 기관 '막스플랑크협회'에 따르면 산하 동물행동연구소의 루시 애플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큰유황앵무의 독특한 행동이 유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학습의 산물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수년 전 큰유황앵무가 부리로 쓰레기통 덮개의 한쪽 끝을 잡고 가장자리를 따라 안 쪽으로 조금씩 이동해 덮개를 완전히 열어젖힌 뒤 음식 찌꺼기를 뒤지는 비디오를 보고 체계적인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들은 2019년 말까지 44개 지역 주민들의 목격담 등을 수집하여 연구한 결과 큰유황앵무의 쓰레기통 뒤지기 행동이 급속도로 널리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큰유황앵무는 건물 설비를 뜯어내는 등 불편을 끼치기도 한다 /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특히 이런 행동이 먼 곳보다는 가까운 곳에 더 빨리 퍼져 무작위로 돌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이 파악한 유황앵무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쓰레기통 뒤지기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바퀴 달린 규격 쓰레기통의 뚜껑을 부리나 발로 들어 올린 후 뚜껑을 부리로 문 채 쓰레기통 가장자리를 따라 안쪽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뚜껑의 각도가 점점 높아져 마침내 뒤로 완전히 젖혀집니다. 옆에서 기다리던 다른 앵무와 함께 쓰레기통 안의 음식 찌꺼기를 섭취합니다.
연구자들은 대형 쓰레기통의 뚜껑을 여는 것은 여러 단계에 걸친 동작을 순서대로 밟아야 하는 복잡하고 힘든 일인만큼 이런 행동이 우연히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고 배워야 하는 동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람 이외의 동물이 모방을 통해 문화를 창조한다는 증거는 영장류 등 포유류뿐 아니라 새, 물고기, 곤충 등에서 많이 밝혀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큰유황앵무가 직접 쓰레기통을 여는 모습 / 사진=유튜브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