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트윙키라 불러도 나는 한국인"
입력 2009-09-16 16:18  | 수정 2009-09-16 18:54
【 앵커멘트 】
한국 비하 글 파문으로 인기 아이돌 그룹 2PM의 리더 박재범 씨가 결국 쫓겨나듯 한국을 뜨고 말았는데요.
외국에서 성장기를 보낸 박 씨와 같은 처지의 이른바 '트윙키' 혹은 '바나나' 세대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정원석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4살 때 입양돼 30년을 미국에서 보낸 존 씨는 한국 비하 글 파문에 밀려 한국 땅을 떠야 했던 박재범 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냅니다.

박씨가 그런 글을 쓴 데는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세대가 한국에 왔을 때 가장 먼저 느끼는 외로움의 표현일 수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존 헤이스 / (34, 영어 강사)
- "처음 가는 곳을 가면, 사람들도 모르고 외롭잖아요. 누구나 인생에 한두 번쯤은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안 좋게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가 20년 넘게 살다 온 대니 홍씨는 자신과 같은 이민 2·3세대는 한국과 미국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홍씨는 한국이 끌려 6년째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대니 홍 / (29, 라디오 DJ)
- "미국 사람들은 저를 한국 문화가 조금 있으니까 100% 이해 못 했어요. 한국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봐줬어요. 교포니까 괜찮다. 교포니까 이렇게 하네…."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느끼고 행동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부르는 속어, 트윙키 또는 바나나.


그런 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정체성과 뿌리 찾기는 피할 수 없는 성장통으로 다가옵니다.

▶ 인터뷰 : 제니퍼 리 / (26, 방송인)
- "주변 사람들도 철 들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고 그러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 태어나고 평생 살고 미국 사람이지만 피는 한국 부모님께 받은 한국 사람.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성장통을 거쳐 한국인의 정체성을 되찾기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는 한국사회의 관용을 이들은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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