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귀화 중국인 여성과 결혼해 영주권 획득
산둥성 공안청 "양국 경찰 우호 협력 모범 사례"
산둥성 공안청 "양국 경찰 우호 협력 모범 사례"
34년 전 중국에서 2명을 살해한 후 신분을 세탁해 한국으로 도피한 50대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혀 결국 강제 추방됐습니다.
오늘(14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외사과 인터폴국제공조팀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54살 중국인 A 씨를 검거해 강제 추방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987년 1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의 한 마을에서 흉기를 휘둘러 동네 주민 2명을 살해했습니다. 이후 마을을 떠나 도주한 그는 실제보다 세 살 어린 B 씨로 위장해 중국 공안의 추적을 20년간 따돌렸습니다.
그런데도 공안에 잡힐까 불안했던 A 씨는 해외로 도망칠 준비를 했고, 이 과정에서 2007년 한국으로 귀화한 중국인 여성과 결혼하면서 B 씨의 신분으로 2009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후에는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간간이 중국을 오갔고, 아들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2016년 마침내 영주권(F5) 자격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중국 인터폴이 한국 정부에 A 씨와 B 씨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의심하며 소재 확인을 요청했고, 이에 경찰은 A 씨가 신분을 바꾸기 전 살인 피의자와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전 5시쯤 인천의 한 공사장 인근에서 A 씨를 검거했고, A 씨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자 다음 날 오후 중국행 비행기에서 산둥성 공안청 소속 호송관에게 그를 인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과 협력해 A 씨가 비자를 신청할 때 낸 서류 등을 확인하고 유전자 정보(DNA)를 확보해 검거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산둥성 공안청은 최근 인천경찰청에 보낸 서한문을 통해 "(이번 살인 피의자 검거는) 양국 경찰의 우호 협력 모범 사례"라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