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눈물의 골목상권…65% "올 하반기 매출 12% 더 준다"
입력 2021-07-12 13:34 
가시화한 골목상권 매출 타격.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감률 전망. 골목상권 자영업자 521명 설문조사(6월 17일~7월 1일).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코로나19 사태가 잡힐 듯 안 잡히며 길어지자 올 하반기 골목상권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서도 12% 더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골목상권 자영업자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자영업자 열명 중 일곱명(65.3%)은 하반기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았던 때에 비해서도 평균 11.7% 추가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식당·카페 등 음식점 △슈퍼마켓·편의점 등 식료품 소매점 △학원 △부동산·인테리어 등 개인 서비스업 △미용실·피부관리업 △옷·화장품·꽃가게 △노래방·세탁소 등 골목상권을 7개 업종(19개 세부업종)으로 나눠 설문을 진행했다.
올 하반기 자영업자 매출 전망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업종별 살펴보면 노래방·세탁소·약국(-18.0%), 미용실·피부관리실(-16.1%), 부동산·인테리어·자동차 수리소(-13.6%) 등 대면 접촉이 빈번한 업종이 매출 충격이 집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 이상 지속되며 이미 골목상권 충격은 많이 누적된 상태다. 자영업자 78.5%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이미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대답했다. 상반기 매출 감소율은 평균 21.8%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기 직전(6월 17일부터 7월 1일)에 이뤄졌다. 이번달 들어 델타 변이 바이러스 충격이 가시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골목상권 매출 타격은 전망치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 비춰보면 하반기 골목상권 매출이 50% 이상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영업자 순이익도 크게 줄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영업자 35.2%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에 속도를 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 인건비 부담을 완화해 달라는 응답도 23.7%에 달했다. 전기,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을 줄여달라는 반응(16.5%) 역시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정부가 신속한 집단면역 형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자제, 공공요금 지원 등 골목상권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에 대한 은행권 대출 창구마저 좁아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및 3분기 전망'에 따르면 3분기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에 대한 국내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지난 2분기(9)보다 훨씬 낮아졌다. 이 지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 등에 해주는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진행한다는 뜻이다.
한은은 "소상공인과 중소법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조치가 9월말 종료될 예정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 201곳 여신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이번달 이후 은행 대출 창구 분위기는 더 싸늘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 대출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3분기 가계일반(0→-18) 대출지수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빚 떠안은 자영업자가 한계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 등 고위험군 자영업자는 지난해 20만 7000가구로 이들이 떠안은 부채는 79조 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최근 시장 금리 상승이 가팔라지며 이들 부담은 점차 가중될 전망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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