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나 공청회 한 번 없이 불도저식으로 이건희 기증관 설립을 경솔하게 발표해 이를 유치하고자 하는 40여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희망 고문을 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기증관)'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대한항공 용지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용지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하자 미술계가 반발하고 있다.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2일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건립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립근대미술관은 미술계 오랜 숙원으로 최근 미술계 인사 677명이 이건희 컬렉션을 활용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정부에 요청해왔다.
이들은 "새롭게 건립될 기관 또는 시설의 성격이 우선 모호할 뿐만 아니라 비전(Vision)과 미션(Mission) 조차 분명치 않다"며 "건축비와 연간운영비, 조직 그리고 개관 후의 효과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나 절차적으로 이를 결여한 성급한 결론이라는 점에서 처음으로 돌아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분산기증한 기증자들의 뜻을 존중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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