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원인이 '화장실'?
입력 2021-07-08 14:33  | 수정 2021-07-15 15:05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 사진 = 현대백화점 제공
직원 "직원용 화장실 워낙 협소해"
전문가 "수도꼭지, 문손잡이가 감염 고리"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4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또 다른 직원과 지인들이 잇따라 감염되면서 오늘(8일) 누적 69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익명을 요청한 백화점 직원이 '흡연실'과 '직원용 화장실' 등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전문가도 백화점 집단감염과 관련해 '화장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감염의 원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직원 A씨는 오늘(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딘가에서 분명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건데 어디가 좀 짚이냐'는 질문에 "(직원들은) 직원용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고객용 화장실보다는 직원용 화장실이 워낙에 좀 협소하고 여럿이 많이 오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고 양치를 하는 경우"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무역센터점의 식품관 쪽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식품관 쪽 직원분들이 같이 쓰는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며 '직원용 탈의실'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또 "흡연실 같은 경우에는 한 명씩 앉아서 흡연할 수 있게끔 돼 있는데 중앙에는 그냥 다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흡연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며 '중앙 공간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도 하고 담배 피우는 광경들이 펼쳐지냐'는 질문에 수긍했습니다.


A씨는 "출근 전 증상 유무, 최근 확진자와 만났는지 등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체크해야 백화점 출입이 가능하다"며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킨다고 강조했지만 화장실과 직원용 탈의실, 흡연실 등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공간들이 충분히 많았다는 점을 제기한 겁니다.

그러면서 "요즘 명품 (매장)에 웨이팅 줄이 많이 서 있다"며 "전체적으로 간격 유지가 되지 않아 개선이 좀 필요해 보인다", "출입할 때 QR코드라든지 이런 게 없으니까 직원 입장에서는 불안하기도 한 게 사실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 "제일 주목해야 하는 곳 '화장실'"


역학조사관으로 활동했던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해 "마스크를 벗고 양치하고 가글하는 과정이 있고 화장실에서 입이나 코에 손이 가는 경우가 많다"며 "제일 주목해야 되는 데가 화장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 위원장은 이어 "화장실에 수도꼭지나 휴지, 문 손잡이 이런 것들이 오염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걸 뒤에 이용하는 사람이 만지면 바로 감염이 된다"며 백화점 집단감염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화장실'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흡연실 같은 곳에서 잠깐의 접촉으로 (확진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금 확진자가 2~3일 사이에 수십 명이 나오는 걸 보면 기침과 같은 일회성 사건에 의해 나타나는 호흡기 비말감염에 의한 유행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호흡기 비말감염'보다는 확진자가 기침을 하거나 비말이 묻은 손으로 공용시설이나 물품을 오염시켰을 때 발생하는 '접촉감염'으로 백화점발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겁니다. 신 위원장은 "바이러스가 외부에 나오면 금방 죽는데 플라스틱이나 금속 같은 딱딱한 표면에는 며칠 동안 생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오는 12일까지 임시 휴점할 예정이며 휴점 기간 동안 방역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자체 방역과 위생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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