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사가 마음만 먹으면 조작"…마약류 의약품 관리 '구멍'
입력 2021-07-06 19:20  | 수정 2021-07-06 20:29
【 앵커멘트 】
연예인이나 유명한 기업인들의 프로포폴 같은 마약류 불법 투약 사건을 보면 성형외과 의사들이 관여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알고 보니 의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마약류 의약품을 빼돌리고 투약 역시 조작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입니다.

이 병원의 신 모 원장은 지인 등 고객들에게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하고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됐습니다.

단골 손님 중엔 유명 걸그룹 멤버도 있었는데 신 원장은 2천450만 원을 받고 에토미데이트 490병을 건네줬습니다.

▶ 인터뷰 : 건물 관계자
- "(내부 수리 중이라고 돼 있던데요?) 그렇게 해놨는데 건강이 안 좋으신가봐. 작년 12월부터인가 휴진하셨어요."

정부는 의사가 도매상에서 마약류를 구매할 경우 내역과 환자에게 투여한 내역 역시 보건 당국에 보고하는 제도를 3년 전 도입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의사들이 사용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의약품별로 일련번호가 매겨져있어 도매상에서 구입한 마약류의 사용처가 모두 추적될 것 같지만, 실제 사용량은 의사가 임의대로 적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선웅 / 성형외과 전문의
- "이 사람한테 세 개 쓴 거로 했는데 사실은 하나만 썼어요. 그럼 두 개는 남았죠. 이건 추적이 안 되잖아요. 그건 내 맘대로 쓰는 거죠. 어디에 쓰였는지는 일일이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는…."

결국 최종 사용처는 의료진과 환자 외에 다른 사람이 알기 어렵습니다.

문제가 돼 구속된 신 원장 역시 2019년부터 7번에 걸쳐 프로포폴 구매와 환자 투약 정보 등을 허위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한승범 /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
-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불법 투약의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가 있죠. 선량한 내부 고발자, 신고제도 이런 쪽으로 시스템이 잡아내지 못하는 비위 활동은 걸러내야 되지 않을까…."

병원 내부 관계자 외엔 불법 투약 정보를 알기 어려운만큼 마약류 불법 투약과 오남용을 막기 위해선 내부 신고제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영상취재: 변성중 기자·이형준 VJ
영상편집: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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