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델타 변이)가 여름철 가동이 늘고 있는 에어컨 바람을 타고 먼 거리까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파주 스타벅스 사례처럼 짧은 시간이지만 또 넓은 공간이지만 밀폐된 환경에서 에어컨 바람이 있을 때 잠깐 한 10분 정도 머물렀다든지 화장실만 잠깐 다녀왔는데도 감염된 사례가 있었는데 앞으로 유행하게 될 델타병이는 그거보다 더 빠르게 쉽게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라북도 남원시의 한 식당에서 확진자가 5m 떨어진 거리서 식사를 했다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와 우려는 현실이 됐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남원시청 직원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청 측은 공무원 1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고 아직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A씨는 지난달 30일 남원 시내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때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일행이 아니었고 5m 가량 떨어진 자리에서 각자 식사를 했다. 두 사람은 10여분 정도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부분 일행이 아니면 동선이 겹치더라도 감염되는 일이 드물었다"면서도 "남원시 공무원의 경우 음식점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냉방기 가동이 시작되면서 쉽게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정황상 감염 확률이 2.5배 정도 되는 델타변이바이러스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질병관리청에 판단을 의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도 방역 감시망을 피해 감성주점을 즐기러 온 20~30대 서울 확진자들로 인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확진자 4명이 부산 A감성주점을 방문해 일행 4명 중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달 27일에는 부산 확진자 1명이 같은 곳을 방문해 대전지역 접촉자 1명이 확정됐다.
부산 B감성주점에는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확진자 1명이 방문한 이후 부산 확진자 2명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증상 확진자가 방문한 C주점에서는 종사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부산 감성주점에서의 집단감염도 밀폐된 공간에서의 에어컨 가동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어컨 감염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작년 9월 서울 강동구의 한 텔레마케팅 콜센터가 위치한 건물 8층의 사무실 손잡이와 에어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아울러 지난해 여름 수십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던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와 안양 분식집, 서울 강남구 양재동 족발집 등 사례도 에어컨이 주요 감염원으로 지목된 바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하절기를 맞아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 환기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고,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증가하고 감염 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맞통풍을 시키는 등 자연환기를 강화해야 하고,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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