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금 내느니 집 사주자" 1020마저 패닉바잉, 서울아파트 매수비중 최고
입력 2021-07-01 17:26  | 수정 2021-07-01 20:22
서울 아파트 매매자 가운데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급등과 전세난으로 불안감을 느낀 20대 이하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는 5090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5.4%(277건)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5%를 넘긴 것은 5.1%를 기록한 지난해 10월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이 비중이 5.3%까지 상승했다.
올 들어 20대 이하 비중은 1월과 2월 각각 5.1%, 4.2%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월 4.5%를 시작으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20대 이하가 가장 활발하게 거래한 곳은 종로구(11.1%)로 나타났고, 노원구(9.2%), 도봉구(8.9%), 구로구(7.8%)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도 5.8%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소득이 없거나 적은 20대가 자력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대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투자)'에 나서는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영등포구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의 대표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가깝기 때문인지 부모와 함께 부동산을 찾는 20대가 종종 보인다"며 "이 지역도 집값이 만만치 않아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아파트 매입에 대한 젊은 층 관심이 부쩍 늘어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통계에 증여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20대의 아파트 매매가 사상 최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그만큼 20대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증여는 6767건으로 지난해 동기 6918건에 육박한 수준이다. 증여까지 포함하면 올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20대 이하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어차피 상속을 해야 한다면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사전에 자녀 명의로 아파트를 사주는 부모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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