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대결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에서 양국 이미지에 대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중국의 비호감이 미국보다 높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불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선진국 17국가 1만 88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의 결과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17개국 가운데 싱가포르를 제외한 16개 국가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중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77%)이었다. 이어 이탈리아(74%)와 일본(71%)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선호도는 싱가포르(64%)가 가장 높았다. 그리스(52%), 스페인(39%), 이탈리아(38%), 뉴질랜드(30%)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보다 중국을 더 좋게 보는 나라는 싱가포르 한 곳뿐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는 여러 국가에서 역대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이라는 시각을 유지하는 입장이 많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경제 관계 역시 미국이 중국보다 더 중요하다는 답변이 높게 나타났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미국이 경제적으로 더 중요한 국가라고 선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은 중국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일본을 제외한 16개국이 중국의 조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퓨리서치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견해가 크게 갈리고 있다"며 "지난해 양국 모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사상 최고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7개 선진국에서 미국에 대한 긍정적 견해가 반등했고 중국은 대부분이 계속 비호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퓨리서치는 양국 정상의 리더십에서 찾았다.
퓨리서치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조 바이든 취임 이후 급격히 상승했지만 시진핑 주석에 대한 신뢰는 역대 최저 수준에서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여전히 만연해있지만, 미국의 이미지는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 주석이 국제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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