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유했던 서울 이태원동 단독주택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 희망가격은 21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 유족들이 자택 매각 대금을 상속세에 보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01-34 및 135-35번지 대지와 주택이 매물로 나왔다. 이 물건은 1069㎡ 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인 A·B동으로 이뤄져있다. A동은 건축면적 215㎡에 연면적 488㎡이며, B동은 건축면적 150㎡·연면적 327㎡다.
고 이건희 회장은 2010년 10월 이 건물을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소유권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넘어갔다. 지분은 3:2:2:2 비율로 나눴다.
매도 희망가 210억원은 3.3㎡당 6500만원으로 전해졌다. 올해 공시가격(154억6000만원)보다 60억원 가까이 높다. 부동산 정보업체 밸류맵에 따르면 이 지역 단독주택 실거래가격은 3.3㎡당 5900만~6200만원 수준이다.
세무업계에서는 유족들이 매각대금을 상속세에 보탤 것으로 본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3조1000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조90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상속세액까지 합하면 삼성 일가는 11조원 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홍 전 관장과 이 부회장 등 상속인은 지난 4월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 원을 납부했다.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앞으로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 원을 분납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시중은행 2곳에서 상속세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해 수천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이 된 해당 주택 외에도 이 회장은 한남동과 이태원동 일대에 단독주택 4채를 더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택에는 올해 개별주택 공시가격 기준 전국 1, 2위를 차지한 한남동 자택(431억5,000만원)과 이태원동 자택(349억6,000만원)도 포함돼 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이 회장 자택 매각 건은 유족들의 개인사로 관련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 유준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