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전거 도로가 더 위험해요"…버스·택시·오토바이 '쌩쌩'
입력 2021-06-23 19:31  | 수정 2021-06-23 20:17
【 앵커멘트 】
자전거 도로로 '따릉이'를 타고 가던 20대 남성이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 얼마 전 보도해 드렸었죠.
자전거만 다니라고 만든 전용 도로인데, 오토바이는 물론 버스와 택시도 쌩쌩 다니다 보니 위험천만한 도로가 되고 있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공사장 옆 비좁은 인도로 '따릉이' 운전자가 지나갑니다.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지만, 쌩쌩 달리는 차들 때문에 자전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철규 / 서울 정릉동
- "자전거 도로는 그냥 지나가면 되는데, 차선은 같이 따라서 달리다 보니까 위협이 많이 느껴지고 그랬습니다."

덤프트럭이 주차돼 있거나, 공사장에 가로막혀 길이 중간에 끊긴 곳도 있습니다.

'따릉이'가 많이 오가는 서울 여의도 일대.


오토바이가 버젓이 자전거 전용차로를 차지하고 자전거 뒤를 바짝 따라 붙잡습니다.

자전거 운전자는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와 뒤에서 다가오는 버스를 요리조리 피해 갑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새로 생긴 청계천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가 좌회전하는 차량과 맞닿을 뻔하고, 신호가 바뀔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해 다니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윤은정 / 경기 고양시
- "여기(청계천)도 계속 그래요. 자전거 도로가 있긴 해도 보도블록 연석이 높으니까 올라가기도 힘들고. 계속 신호 걸리고 하니까 좀 위험하게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 스탠딩 : 김민형 / 기자
- "지난 한 해 자전거 운전자가 피해를 입은 교통사고는 8천200여 건에 달하는데, 이 중 116명이 숨졌습니다."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차량엔 최대 6만 원의 과태료를 매길 수 있지만, 사실상 일일이 단속하기는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이수범 / 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
- "(처음부터) 계획된 도로가 아니라, 기존 도로에 자전거 차로를 신설하다 보면 그런 문제가 많이 생기죠. 어느 정도 자전거 대수가 좀 되면 자전거 전용 신호를 고려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권장하는 게 맞죠."

자전거 운전자가 1천만 명이 넘어서면서 위험 천만한 자전거 도로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민형입니다. [peanut@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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