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신호위반인데" 과실은 차량 70% 전동킥보드 30%…왜?

#신호기가 있는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에 서로 다른 도로를 이용해 직진하다 충돌한 전동킥보드와 자동차. 전동킥보드와 자동차 모두 신호 위반으로 교통사고가 난 셈인데 과실 비율은 어떻게 될까. 50대 50일까.
최근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이용이 늘면서 차량 사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손해보험협회가 이같은 사고 사례를 포함해 PM과 자동차 교통사고 과실비율 비정형 기준 38개를 마련해 23일 공개했다.
이번 기준 마련은 과실비율 분쟁과 소송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손해보험사는 이를 참고해 과실비율을 산정하게 된다.
과실비율 기준안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에 각각 다른 도로에서 진입해 직진한 전동킥보드와 자동차가 충돌했다면 과실비율은 자동차 운전자에게 70%가 부과된다.
곽수경 손보협회 과실분석팀장은 "양측 모두 적색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해 신호위반을 했지만 전동킥보드는 통상 자동차에 비해 저속으로 운행한다"며 "자동차 운전자로서는 이를 발견해 사고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 전동킥보드는 상대방 차량에 대한 가해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감안해 전동킥보드와 자동차의 기본과실을 30대 70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서 교차로 횡단하던 전동킥보드와 자동차 충돌 이미지.[사진 제공 = 손해보험협회]

이외 일반보도에서 교차로로 진입해 횡단하는 전동킥보드와 자동차의 충돌의 경우 전동킥보드에 과실이 70% 있다고 정했다. 이는 자동차 운전자가 일반보행 속도를 초과하는 전동킥보드의 진입을 예상해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전동킥보드가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자동차와 충돌한 사고는 전동킥보드에 100% 일방과실을 있다고 봤다. 직진하던 자동차 운전자가 전동킥보드의 중앙선 침범을 미리 예측할 수 없고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손보협회는 이번에 마련한 과실비율 기준을 과실비율정보포털에 게시할 예정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PM 교통사고는 2018년 483건(가해 225건), 지난해에는 1525건(가해 897건)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만 공유 PM은 2018년 150대에서 올해 3월말 6만8025대로 늘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