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우튀김 1개 환불" 항의에 쓰러진 업주…뇌출혈로 사망
입력 2021-06-22 10:02  | 수정 2021-09-20 10:05
집요한 항의·막말 등 갑질에 시달린 업주
쿠팡이츠 압박전화 받다 쓰러져…3주 뒤 사망
쿠팡이츠, 업주 쓰러졌는데도 "추후 조심해달라" 반복

최근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는 손님의 집요한 항의와 막말에 고통받던 음식점 업주가 쓰러진 지 3주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지난 20일 MBC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가 한 고객의 항의와 배달앱 쿠팡이츠의 압박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지난달 초 뇌출혈로 쓰러졌고 끝내 사망했습니다.

A씨는 쓰러지기 1시간 30분 전 고객 B씨로부터 첫 번째 항의 전화를 받은 뒤 가게 화장실에서 울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을 시켰던 B씨는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1개 값인 2000원을 환불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후 A씨는 쿠팡이츠와의 통화에서 "(B씨가) '세상 그 따위로 살지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했다"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내가 나이가 몇인데 그건 아니지 않냐"라고 호소했습니다.

B씨는 업주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항의했고, 결국 A씨는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 값을 환불해줬습니다.


B씨의 항의는 환불을 받은 뒤에도 계속됐습니다. 그는 쿠팡이츠를 통해 자신이 시킨 음식값 전부를 환불해달라며 '개념없는 사장'이란 댓글과 함께 별점 1개의 혹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쿠팡이츠 측은 B씨의 항의를 그대로 A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쿠팡이츠 측은 "고객님께서 다시 한번 통화를 하셔야 되겠다고 한다", "(고객님) 기분이 안 좋으셔서 주문건을 전체 다 취소해달라고 하신다"며 A씨를 압박했습니다.

A씨는 결국 쿠팡이츠 측과 통화를 하던 중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이후 A씨가 의식불명에 빠진 뒤로도 쿠팡이츠 측은 김밥집 직원에게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전달 부탁드린다"고 재차 연락했습니다.

김밥집 직원이 "(사장님이) 전화 받고 쓰러지셨다. 깨어나지 않았다"고 알렸으나 쿠팡이츠 측은 "전달 부탁드린다. 추후 조심해달라"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의식불명인 채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쓰러진 지 3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 측은 평소 A씨에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며 고객 항의와 쿠팡이츠 측의 압박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갑질 고객은 물론 쿠팡이츠 측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쿠팡이츠에 "손님 측 입장만 생각하고 닦달한다", "저런 식으로 일 처리 할거면 쿠팡이츠는 왜 존재하는 거죠? 중간에 고객 불만도 잘 처리해주고 사용자로부터 하여금 편리를 위해 수수료도 받는 거 아닙니까?"라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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