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숙자 대상 무료급식 봉사활동으로 공개 활동 시작
"순수한 봉사활동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면 곤란"
"순수한 봉사활동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면 곤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여권 인사로 분류한 발언에 대해 "그분의 생각"이라고 거리를 뒀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오늘(2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가 '정책이나 정서가 민주당에 가까운 분'이라고 한 평가에 대해 "그건 그분의 생각이겠지만 제가 코멘트할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건 그분 생각" 선 그은 김동연
앞서 송 대표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는 윤 전 총장, 최 감사원장과 달리 정서나 정책 면에서 민주당에 가까운 분"이라며 "김 전 부총리가 우리 당 대선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언제든지 열려있고 환영한다"고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뒤 사회·경제·교육 문제 등에 대한 강연 활동을 이어오던 김 전 부총리는 오늘 노숙자 대상 무료급식 봉사활동으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두고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세계은행, 아주대학교 등에서 함께 근무하며 김 부총리와 인연이 깊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에 대해 "어떻게 하면 정치의 영역에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신다"고 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송영길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 대권 행보를 앞둔 김 전 부총리에 대한 구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오늘 김 전 부총리는 송 대표가 자신을 '민주당과 더 가깝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그건 그분의 생각"이라며 선을 그은 겁니다.
김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 중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런 이야기를 할 적절한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봉사활동은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의 주최로 진행됐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달 중순 출간 기념회를 통해 정계에 공식 등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책 출간을 미루며 그의 등장 역시 잠정 연기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무료급식 봉사활동이 김 전 부총리의 사실상 첫 대권행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대권 도전의 행보로 받아들여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야 중 본인이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상당히 난처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순수한 봉사활동이 자꾸 이렇게 정치적으로 해석되면 굉장히 곤란하다. 오늘 자원봉사 하는 분들도 오셨다"며 "이런 분들 의도도 훼손되고 하니까, 순수한 의미로 하는 봉사활동이라 생각해주시고 격려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오늘 흰 티셔츠를 입고, 백팩을 매고 수행원 없이 혼자 등장했습니다.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그는 "조금 당혹스럽다"며 "그냥 있는 그대로 노숙자를 위한 봉사활동, 저희 사단법인에서 하는 작은 실천의 일환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며 거듭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미래 이야기하는 정치인 없어"
그러나 김 전 부총리의 최근 행보를 대권과 무관하게 해석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지난달엔 한 특강에 연설자로 나서 "미래를 얘기하는 정치인이 없다. 정치인들이 과거 얘기, 철 지난 진영 얘기를 더 많이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개헌을 통해 5년 단임제와 선거법, 정당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정치를 줄이고 권력은 나눠야 한다"고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 '미래를 이야기할 정치인이 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묻자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다"고 잘라말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얘기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여러 가지 현재 도전 과제와 힘든 상황과 헤쳐나갈 과제들이 많은 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관심을 갖고 토론을 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한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이어 "정치 뿐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고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 또 코로나, 지구 온난화 그 다음에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또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미래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보자' 이런 뜻으로 한 이야기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