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내비게이션 무료…사기 판매 급증

【 앵커멘트 】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준다는 사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통화료가 세배 가량이나 비싼 휴대전화 무료 통화권을 미끼로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소비자에게 떠넘겼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얼마 전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준다는 안내 전화를 받은 오 모 씨.

며칠 뒤 영업 직원이 오 씨를 방문했고, 곧바로 차량에는 내비게이션이 장착됐습니다.

하지만, 애초 설명과는 달리 영업 직원은 3백여만 원의 결제를 요구했고, 대신 매달 10만 원씩 3년간 제공되는 무료 통화권을 주겠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게다가 제공된 무료 통화권마저 알고 보니 일반 통화료보다 기본료가 세 배가량이나 비쌌습니다.

▶ 인터뷰 : 오 모 씨 / 서울 종로구 구기동
- "내비게이션을 설치하는 비용이 포함돼 있는 상황이 아니겠는가(생각이 들고), 약정이나 기타 이런 내용에는 명시돼 있는 사항은 아니었고…"

이처럼 무료통화권을 미끼로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같은 상술로 인한 피해구제 사건이 올해 들어 3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대부분이 처음 약정했던 무료 통화권을 제공하지 않거나, 내비게이션 불량 등으로 해약을 하는 경우엔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청약철회를 거부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소비자들이 카드사를 통해 대금 지급을 중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카드론을 이용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이찬향 / 소비자원 피해구제국
- "할부 거래를 원하지 않고, 신용카드 현금 대출을 받아서 현금을 직접 이체 받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소비자가 청약 철회를 할 때 사업자가 거부함으로써 환급을 해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원은 고가의 내비게이션을 공짜로 준다는 상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제품을 구입했을 경우엔 14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