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직원은 문제 제기했으나…이해진·한성숙 방조"

직원 사망 사건 중간 조사 결과 발표…"과도한 업무 시달려"
회사가 지시, 방조한 업무상 재해

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숨진 네이버 직원이 담당 임원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과로에 시달렸으며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회사 경영진이 무시해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7일)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고인은 지나친 업무지시로 인해 야간·휴일·휴가 가릴 것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며 "상급자(이하 임원A)로부터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지시 등을 받으며 정신적 압박에 고통받아 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노조에 따르면 지도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던 고인은 주말과 밤늦게도 업무를 했고 밥을 먹다가도 업무 연락이 오면 늘 답변했습니다. 최소한의 휴식 시간인 하루 1시간도 쉬지 않고 밤 10시 이후에도 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담당 임원A가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지시를 한 사례가 다수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고인은 올해 3월 동료에게 "임원A와 미팅할 때마다 자신이 무능한 존재로 느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계속 이렇게 일할 수밖에 없나.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토로했습니다.


노조는 회사 내부에서 임원A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회사와 경영진이 이를 알고도 묵인·방조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3월 4일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한성숙 대표가 포함된 회의에서 모 직원이 임원A를 가리켜 책임 리더 선임의 정당성에 대해서 질문했으나 이 자리에서 인사 담당 임원은 "책임 리더의 소양에 대해 경영 리더와 인사위원회가 검증하고 있으며 더욱 각별하게 선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미나 네이버 노조 사무장은 "임원A의 부당함과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료들이 시도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고인의 죽음은 회사가 지시하고 방조한 사고이며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자체 진상 자료에 필요한 자료를 사측에 요구하고, 수사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의뢰하기로 했으며 경영진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 구성, 책임자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40대의 한 네이버 직원은 5월 25일 오후 1시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이 직원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에는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