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문화 균형발전과 삼성그룹 창업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사업비 25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증자의 뜻을 기릴 수 있는 '이건희 헤리티지 센터' 건립도 제안했다.
1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아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식으로 유치 제안서를 제출한다.
제안서에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대구시의 세 가지 제안과 약속을 담았다. 미술관 최적지가 대구이고 그 당위성을 담은 내용이다.
대구시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 장소로 경북도청 후적지를 꼽았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유한 경북도청 후적지 사용을 동의해 준다면 대구시는 그 부지에 미술관과 관련 시설 건립을 위해 시비 2500억원과 시민 성금을 모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이건희 헤리티지 센터' 건립도 약속했다. '이건희 헤리티지 센터'는 국가의 소중한 자산인 이건희 컬렉션이 제대로 지켜지고 계승될 수 있도록 컬렉션의 가치에 걸맞는 전시관과 수장고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가칭 `이건희 로드` 구상도. [사진 제공 = 대구시]
마지막 약속은 대구 곳곳에 산재해 있는 삼성의 역사와 공간을 연계해 '대한민국형 빌바오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소유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스페인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는 만큼 '이건희 헤리티지 센터'와 연계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스토리와 관광 산업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현재 대구시는 이건희 회장 생가와 그 주변을 공원화하고 삼성상회 터와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이건희 미술관을 잇는 투어 루트도 개발할 예정이다.대구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의 최적지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는 1920년대부터 한국 근대미술의 중심지였고 서병오 이상정 이여성 등 선각자들과 이인성 이쾌대 등 한국 근대미술의 걸출한 화가를 배출한 도시다.
또 대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창업지이자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로 삼성의 태동을 기억하는 공간과 스토리가 곳곳에 스며 있다. 삼성이 직접 지은 청년창업의 요람인 대구삼성창조캠퍼스와 대구오페라하우스, 프로야구 원년부터 함께한 대구삼성라이온즈는 삼성과 대구시의 인연을 상징하는 존재다.
게다가 대구시는 남부권 교통 중심지란 점도 강조한다. 대구는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로 도달할 수 있는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비수도권의 문화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갖춘 도시란 것이다.
이런 점을 들어 대구시는 문화강국 프랑스 등의 선진사례처럼 문화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이건희 미술관의 비수도권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대표적인 국립 미술관 5곳 중 3곳은 파리에 있지만 나머지 2곳은 지방도시인 랑스와 메츠에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는 미술사에서의 입지, 삼성과의 오랜 인연, 탁월한 접근성을 갖춘 도시"라며 "대구가 이건희 미술관의 최적지라는 점을 들어 다양한 유치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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