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만장자의 며느리는 어쩌다 경찰관을 살해한 용의자가 됐나
입력 2021-06-01 13:28  | 수정 2021-06-02 13:38

지난 27일(현지시간) 중앙아메리카의 소국 벨리즈의 섬 부두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성이 난 곳으로 다급히 간 경비원은 그곳에서 손과 옷에 피를 묻힌 채 떨고 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다. 하지만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즉시 현장에서 이 여성을 경찰관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다.
용의자는 영국의 억만장자이자 보수당 부의장을 지낸 마이클 애슈크로프트의 며느리 재스민 하틴(38)이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국 일간 가디언, 데일리메일, 더선은 31일 벨리즈에서 발생한 사건을 일제히 보도했다.

하틴의 시아버지인 마이클 애슈크로프트는 영국은 물론 벨리즈에서도 오래전부터 사업을 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틴의 남편 앤드류 애슈크로프트(43)도 이곳에서 최근 고급 호텔을 열었다. 하틴은 이 호텔 이사로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하틴은 사건이 발생한 날 저녁 숨진 경찰관 헨리 젬모트(42)를 만났다.
자녀 5명을 둔 젬모트는 하틴과는 2~3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하틴 이사는 남편과 함께 사업 준비로 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젬모트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2~3시간 전 이들은 부두에서 단둘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섬의 통금 시간인 오후 10시가 넘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총성이 울린 것이다.
경찰은 술에 취한 하틴이 젬모트의 총을 갖고 장난을 치던 중 실수로 총을 발사해 젬모트가 맞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은 이튿날 섬 앞바다에서 물에 뜬 채 발견됐다.
경찰은 총에 맞은 젬모트가 하틴에게 넘어졌고 이를 하틴이 밀쳐내 그가 물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하틴은 경찰에서 "젬모트에게 총을 건네는 과정에서 총이 실수로 발사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젬모트의 가족은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젬모트의 귀에 총상이 마치 암살을 당한 듯 하다는 게 가족의 주장이다.
24년 경력의 경찰이 자신의 총에 자기가 맞을 정도로 방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도 냈다.
젬모트의 누나 마리 젬모트는 "하틴은 그날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야 할 것"이라며 "조카를 보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틴과 젬모트의 불륜관계도 제기했지만 경찰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하틴은 현재 벨리즈 지역의 산페드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
벨리즈 경찰 당국은 현재까지도 "하틴을 살해 용의자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만일 하틴이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