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故손정민군 친구 휴대폰 습득 미화원, 2주 넘게 사물함 보관"
입력 2021-05-31 17:36  | 수정 2021-06-07 18:05
경찰, 환경미화원에 최면수사 진행
"병가 등 개인적 일로 정신없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22살 故 손정민 군 친구 A 씨의 휴대전화가 환경미화원 B 씨에 의해 발견되면서 경찰이 정확한 습득 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최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 개인적 일로 휴대폰 습득 잊어"

오늘(3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B 씨가 A 씨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경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B 씨를 상대로 법 최면 수사를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B 씨는 한강공원에서 A 씨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뒤 한동안 사무실의 개인 사물함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씨 동료 등은 "B 씨가 휴대전화를 습득해 사물함에 넣어뒀다가 이를 잊어버렸다고 한다"며 "마침 그 직후 B 씨가 팔 등이 아파 병가를 내는 등 개인적인 일로 정신이 없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는 어제(30일) 또 다른 환경미화원이 습득한 분실 휴대전화를 공원안내센터에 가져다주는 걸 보고 해당 휴대전화의 존재를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B 씨의 동료는 "주운 위치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공원에 있는 잔디밭이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며 "경찰에게 관련 사안을 아는 대로 전달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B 씨의 진술과 최면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정확한 취득 시점과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입니다. 또 A 씨와 B 씨의 휴대전화 모두를 디지털 포렌식하고 A 씨 휴대폰에 대한 혈흔 유전자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습니다.

故손정민군 사망 의혹 풀릴까…"포렌식 분석"

앞서 어제(30일) 서울경찰청은 "오늘 오전 11시 29분쯤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 직원이 '환경미화원이 습득해 제출한 것'이라며 서초경찰서에 신고했고, 확인 결과 친구 A 씨의 휴대전화로 파악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었으나 충전해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 친구 A 씨의 휴대전화 여부를 확인했다"라고 밝혔습니다.


A 씨의 휴대전화는 손 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주요 단서로 지목됐으나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습니다.

손 군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A 씨는 오전 3시 30분쯤 자신의 휴대전화로 부모와 통화한 후 다시 잠들었다가 손 군의 휴대전화만 들고 홀로 귀가했습니다.


A 씨가 손 군의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것과 달리 손 군에게서는 A 씨의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A 씨의 휴대전화는 지난달 25일 오전 7시쯤 한강공원 인근에서 꺼진 뒤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A 씨 휴대전화에 실종 당시 상황을 추정할만한 정보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해군 등의 지원으로 육상·수중 수색을 이어왔습니다.

A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A 씨가 어머니와 통화한 오전 3시 38분 이후부터 미궁에 빠져있는 손 군의 마지막 행적도 확인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실종 전후 상황이 담긴 SNS 대화 내용이나 사진, 영상 등이 발견된다면 손 군의 사망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한편, 손 군 실종 직전에 함께 있던 A 씨는 그간 출처가 불분명한 의혹들에 휩싸였습니다. 이에 A 씨는 지난 17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 변호사를 통해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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