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환경단체 "주4일 근무제 전환 시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연간 1억2700만 톤 줄여"
스페인, 세계 최초로 정부 주도 '주4일 근무제' 사업 추진
스코틀랜드도 '주4일제' 실험 진행
스페인, 세계 최초로 정부 주도 '주4일 근무제' 사업 추진
스코틀랜드도 '주4일제' 실험 진행
주4일 근무제가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인류의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환경단체가 주장했습니다. 어제(30일) 영국의 환경단체 '플랫폼 런던'은 주4일 근무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플랫폼 런던의 ‘시간을 멈춰라-노동시간 단축의 환경 혜택 보고서에는 영국이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하면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연간 1억2700만 톤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연간 1억 2700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은 개인 승용차 2700만 대가 도로에서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영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1.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 같은 효과는 주4일 근무제로 자가용을 이용한 '출퇴근'이 감소하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런던의 경우 직장인 3분의 1이 승용차를 이용합니다. 영국 레딩대는 주4일 근무를 시행할 경우 매주 9억㎞(5억5800만 마일)의 출퇴근 자가용 운행 거리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또 다른 요소는 전력 소비량입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가 병행되면 전력 소비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재택근무자가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동안 사무실 근무자의 전기 사용량은 그대로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주4일제로 주말 휴일이 3일로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사무공간의 전기 사용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의 한 기업은 주말 휴일이 3일로 늘어나는 경우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매주 11만 7천 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연간 1300만 대의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이 같은 실험은 2015년 스웨덴에서도 진행됐습니다. 당시 스웨덴 정치경제연구소는 스웨덴 가정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시간이 1% 줄면 에너지 소비는 0.7%, 온실가스 배출은 0.8%가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주4일제' 해외의 움직임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이뤄진 주4일제 논의가 이례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4일제 실험에 들어간 나라들이 있습니다.
현재 스페인은 전국적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1월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3년 동안 주4일 3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참가 신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비 5천만 유로, 우리 돈 약 669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이 계획을 지지하는 스페인의 좌파 정당 마스 파이스(Mas Pais) 대표는 주4일 근무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스코틀랜드도 주4일제를 시범 도입한 회사들에 보조금을 주며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보호를 위한 주4일제 근무제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로 IT업계에서 주4일 근무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격무에 시달린 직원들을 위해 5~6월 두 달간 매주 수요일을 휴무로 지정했습니다. 신생 게임 개발사 '엔돌핀커넥트'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향후 2년 내 임직원들이 쉬고 싶은 요일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다만, IT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환경보호를 위한 방안이라기보다는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에 IT수요가 폭증하고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워라밸'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jzero@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