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목동 성수동 등 토지거래허가 지정 한달…"호가만 더 올랐다"
입력 2021-05-27 10:42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 = 한주형 기자]

압구정동·목동·여의도동·성수동 지역이 지난달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직후 거래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반면, 호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27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지정 당일 이후 한달째인 이날까지 이들 지역에서 계약 신고된 매매는 0건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대지 지분이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부동산(주거용 18㎡ 상업용 20㎡)을 매입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주택은 구매 후 허가 목적대로 2년 동안 거주해야 해 전·월세를 놓을 수 없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들은 아파트값이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강남구 0.13%, 양천구 0.10%, 영등포구 0.12%, 성동구 0.07%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전보다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다.
압구정동 아파트 전경 [사진 = 최영재 기자]
압구정 S공인 대표는 "소유주가 내놨던 물건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리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며 "거래가 없어도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커서 앞으로도 호가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역을 피한 노원구 아파트값은 6주 연속 서울지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역시 인접한 압구정동 풍선효과로 매수세가 옮겨오면서 4주 연속(0.13%→0.15%→0.19%→0.20%)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 끌고, 수도권 밀고…서울 집값 상승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값이 정부의 다중 규제에도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않고 있다. 고가의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규제 완화 기대감에 서울의 평균 시세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작년 6월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단한번의 부침 없이 40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2·4 주택공급 대책'이 발표된 직후 0.09%로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엔 0.05%까지 상승 폭을 줄였지만, 4·7 보궐선거가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4월 둘째 주 0.07%로 다시 오름폭을 키운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상승을 거듭해 지난주 0.10%까지 치솟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3㎡당 1억원 수준의 강남 아파트를 보면서 비강남 지역의 집값이 아직은 저렴하다고 느끼는 착시현상이 있고, 경기 인천의 일부 아파트값이 서울 수준으로 뛰면서 거래절벽에도 가격이 내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아파트값이 크게 뛰며 초고가로 형성되는 사이 수도권 아파트값도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를 타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시·도는 인천(8.66%)과 경기(7.74%) 순으로, 서울(1.57%)의 상승률에 4.9∼5.5배에 달했다.
서울의 집값·전셋값이 오르자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도 덩달아 올랐다. 일례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꿈에그린' 전용 93.5㎡는 지난 20일 17억원(2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019년 8월 8억9000만원(36층)에서 1년 9개월 만에 8억원 넘게 뛴 셈이다.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 동탄2 더샵센트럴시티 97.0㎡는 지난달 15일 15억3천만원(34층)에 거래되며 역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2년 전인 2019년 5월 9억2천만원(28층)과 비교하면 6억원 넘게 올랐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서울 집값은 재건축 등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내리지 않고 있어 올해 상고하저(上高下低)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됐다고 여겨지는 서울 외곽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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