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된 시한폭탄 '조현병 범죄'…의사 없이 경찰이 판단?

【 앵커멘트 】
지난주 경기도 남양주에서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도 결국 20대 조현병 환자 아들에게 살해된 안타까운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조현병 범죄는 잠재된 시한폭탄과도 같지만, 환자 상태를 맨 처음 살피고 강제입원을 하는 것 모두 의사가 빠진 채 경찰이 판단하게 하는 절차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 기자 】
분식점 앞에 선 남성이 집기를 던지고, 나체로 둔기를 든 채 거리를 활보하다 체포됩니다.

조현병 환자인 이 남성은 처방받은 약물에 거의 손도 대지 않다가 증상이 악화돼 주변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발로 팍 차고 들어오면서 한 사람은 넘어지고, 한 사람은 뺨 때리고…. 나는 무서워서 뒤쪽으로…."

지난 5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20대 조현병 환자 A 씨도 처방받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동거하던 가족인 피해자가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면서 아들까지 챙겨볼 여력이 없었던 탓입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죽인다'하고 그러니, 입원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고인과 같이 (신고하러) 파출소에 가게 됐죠."

증세가 심해지면서 A 씨는 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쪽지를 다수 쓰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피의자가 범행 당시 타고 도주한 차량입니다. 이곳에는 보시는 것처럼 살해 협박 문구가 적힌 쪽지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조현병에는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제대로 복용하지 않을 경우 언제 범죄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더욱이 애초에 의사가 아닌 경찰에게 강제입원 필요성을 판단하게 만든 강제입원 절차 역시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경찰이 강제입원을 시키더라도 정신과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긴 하지만, 경찰이 환자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돌아가면 아예 입원 시도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백종우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법제이사(전문의)
- "경찰은 판단하지 않고 지역사회의 정신응급센터로 이송을 공공이송의 형태로 도와주고, 평가는 센터에서 이뤄지는 게 돼야…."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현병 환자들이 제 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입원 절차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주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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