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 대부분이 지속적인 학대에 노출"
경찰, 부실 수사 논란에 징계위원회 개최
경찰, 부실 수사 논란에 징계위원회 개최
3살 아이에게 토할 때까지 물을 먹이는 등 이른바 물고문을 한 울산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사건과 관련해 수백 건의 학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보육교사 중 물고문을 한 것으로 알려진 A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오늘(24일) 울산지방검찰청은 울산 남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A 씨 등 2명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A 씨 등은 2019년 당시 3살이었던 원생에게 12분 동안 7컵의 물을 강제로 먹여 토하게 하거나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이는 등 100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 만 아니라 피해 학부모들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해당 어린이집 CCTV를 분석한 결과 만 3~5살의 피해 아동 46명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학대 행위에 가담한 교사만 8명 이상이며 학대 건수는 700여 건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피해 학부모는 "어린이집 전체 원생이 60명 정도인데, 대부분의 아이가 지속적인 학대에 노출돼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에도 경찰은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범죄 혐의를 누락시켰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CCTV에 교사가 아이의 귀를 잡아당기거나 목덜미를 잡는 등 신체적 폭행 장면도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교사가 아이들을 시켜 일부러 다른 아이를 때리게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피해 학부모는 "신체적 학대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일상적으로 정신적 학대가 이뤄진 것"이라며 "교사 절반 이상이 정서적 학대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검찰은 도주 우려가 있는 교사 2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로, 실질심사는 내일(25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학대 횟수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기에 정확한 피해 아동과 가해 교사 수, 학대 내용은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당초 2019년 11월쯤 피해 아동 부모로부터 학대 의심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해 28건의 학대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법원을 통해 확보한 CCTV 영상에서 보육교사의 물 학대 등 경찰 수사 내용에서 빠진 학대 정황이 발견되면서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2019년 당시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에 대해 내부조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방침입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