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에 역대 최대 8000여 명 이민자 몰려
SNS 총공격 VS '고마워 루나'…찬반 갈려
SNS 총공격 VS '고마워 루나'…찬반 갈려
한 적십자 자원봉사자가 이민자를 포옹하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 속 스페인 봉사자는 지쳐있는 세네갈 이민자에게 물을 주고 그를 껴안았습니다.
현지시각으로 21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7~18일 이틀간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스페인령 세우타에는 8000여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모로코 북부 해안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와 멜리야에는 오랫동안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모여들었는데 이번처럼 대규모의 인원이 몰린 적은 처음이라고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로코가 스페인을 압박하기 위해 국경 경비를 느슨하게 해 이주민들이 대거 진입했습니다. 최근 스페인이 모로코 반군 지도자의 입국을 허용하자 모로코가 스페인 정부에 반감을 가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적십자는 지난 20일 트위터에 자원봉사자 루나 레이즈가 모로코에서 넘어와 탈진한 세네갈인 이민자 남성을 포옹하는 사진을 SNS에 올렸습니다.
봉사자 레이즈는 국경을 가로질러 세우타까지 36시간 동안 헤엄쳐 오느라 지친 수천 명의 이주민들에 대해 언급하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껴안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세네갈 남성이 자신을 꼭 붙잡았다며 그 포옹이 그에겐 생명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올린 지 몇 시간만에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 지지자들과 불법 이민자들에게 격분한 스페인 시민들이 레이즈의 SNS를 총공격했습니다. 결국 레이즈는 자신의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이에 봉사자의 포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불법 이민자를 따뜻하게 맞이한 레이즈가 온라인 상에서 비난을 당하자 이를 차별과 혐오라며 재반박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SNS에는 '#GraiasLuna(고마워 루나)'라는 해시태그가 퍼져나간 것입니다.
정부 고위층 인사들은 트위터에 레이즈의 포옹이 "우리 사회의 최고의 가치를 대변했다. #GraiasLuna(고마워 루나)", " 사진 이상의 의미다. 희망과 연대의 상징" 등의 글을 올리며 레이즈에게 응원을 보냈습니다.
국제 적십자사 및 적신월사 연맹의 사무총장인 자강 샤파강도 트위터에 "루나는 우리의 최고를 상징한다"며 "인류애가 어떤 건지 세상에 보여줘서 #Gracias Luna(고마워 루나)"라며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스페인 정부가 8000명의 불법 이민자 중 5600명을 모로코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레이즈가 품에 안았던 남성도 행방불명이 되었고 레이즈는 모로코로 강제 송환됐을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