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군대서 민간병원 안 보내줘…결국 장애인 됐다"
입력 2021-05-24 10:36  | 수정 2021-05-24 11:21
/ 사진=페이스북 캡처
"척추 장애, 지금까지 후유증 고통"
"월 2백만원 씩 내며 재활치료 중"

군 부대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민간병원을 가지 못하게 해 결국 장애인이 됐다는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지난 21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군대의 방역대책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척추에 장애가 생겼고 지금까지도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1기갑여단의 예하부대에서 박격포반의 장갑차 조종수로 복무했다는 제보자는 "군대 코로나 방역대책의 피해자로써 그 실태를 제보 드리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복무하면서 추간판탈출증이 심해지다가 작년 말부터 양팔의 마비증세와 두통과 방사통이 극심하게 왔다"며 "국군수도병원에서는 수술이 급히 필요하다며 수술 날짜 예약까지 잡았지만 민간병원에서 수술받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3개월 동안 방치됐다. 물론 훈련도 거의 다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그는 "결국 3월에 10개월만의 중대 단체휴가를 나오자마자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고 후유증으로 지체장애인 등록이 됐다"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던 탓에 팔다리의 후유증으로 재활병원에서 월 200만원씩 내면서 재활치료하며 입원하는 중이다.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어서 간병인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사진=페이스북 캡처

제보자는 "처음 군병원에서의 수술이 결정 난 후 부모님 동의를 받으려고 전화했는데, 부모님께서 군병원에서의 척추 수술은 받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민간병원에 가길 원한다고 했더니 군병원에서 가능한 치료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마비와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3~4차례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근거로 민간병원에서 수술받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민간병원에서의 수술 예약이 안 되어 있어서 휴가를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병원을 안 보내주는데 어떻게 수술 예약을 하냐"고 되물었습니다.

제보자는 "수 차례 민간병원에 보내 달라고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불가능하다, 코로나 휴가 제한 풀리면 가라, 인터넷으로 수술 예약을 먼저 잡아라 같은 비상식적인 말 뿐"이라며"결국 복무일 10일가량 남기고 중대 단체 휴가를 나가게 됐는데 수술 시 1달 이상은 걷는 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는 무조건 부대 복귀 해야한다면서 절대 받지 말라고 겁을 줬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를 예방하고자 더 큰 병을 방치하게하는 방역 대책이 정말 최선인지 의문"이라며 "코로나가 있더라도 원한다면 민간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는 권리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유송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songhee9315@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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