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 경제사절단 일으켜 세워 감사 표해
삼성전자 170억 달러, 현대차 74억 달러…도합 한화 44조 규모
한미, 핵심산업 공급망 안정성 강화 위한 방안 논의
삼성전자 170억 달러, 현대차 74억 달러…도합 한화 44조 규모
한미, 핵심산업 공급망 안정성 강화 위한 방안 논의
"(한국) 기업 대표들이 여기 계신 것으로 압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가진 공동성명 발표 자리에서 돌연 문 대통령과 함께 방미한 기업 대표들을 일으켜 세우고는 "땡큐"를 연신 외치며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한국의 선도적 기업들이 미국 투자가 이익이 된다고 보고 있어 기쁘다"며 삼성과 현대, SK, LG가 250억 달러(한화 약 28조2천억 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일자리의 중요성'을 연신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일자리 확대 및 미국의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큰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미 상무부 주최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의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백신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핵심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역·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신설에 17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2025년까지 7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을 포함해 2025년까지 총 100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SK하이닉스는 10억달러를 들여 실리콘밸리에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합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날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직후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과 가진 별도 면담에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우리 기업을 위해 세제,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지원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습니다.
문 장관은 기업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정부가 분담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향후 우리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세제,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기업으로의 한국 투자도 논의됐습니다.
듀폰이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월 듀폰의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와 CMP패드 제조시설 관련 국내 투자 발표에 이은 추가 투자입니다.
퀄컴은 현재까지 한국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에 8천5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한국 협력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M, 노바백스 등 다른 미국 기업들도 향후 배터리 및 백신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뜻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업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양국 정부가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핵심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을 위한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양국 기업의 투자와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우리 기업의 투자 발표를 통해 공급망 강화, 기후변화 대응 등 미국의 시장환경 변화로 예상되는 수요 증대와 경쟁 심화에 대응하며 현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로 국내 중소·중견 협력사의 수출 및 동반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R&D 협력을 통해 우리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습니다.
정부는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핵심산업 관련 국내 정책지원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