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권, 5·18에 너도나도 '윤석열 때리기' 왜?
입력 2021-05-18 17:36  | 수정 2021-05-25 18:05
이낙연 "검찰, 노무현 가정 소탕하듯 수사"
정세균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김남국 "자격도 없는 윤석열에 실소"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이 열린 오늘(18일), 여권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앞서 16일 윤 전 총장이 "5·18은 어떤 형태이든 독재와 전제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자 비난으로 응수한 겁니다.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윤 전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낙연·정세균도 '윤석열 때리기'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늘,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에 대해 "너무 단순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광주를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만 볼 것인가. 기본은 독재에 대한 저항인 것은 틀림없지만 다른 요소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의 5·18 메시지 중 '독재와 전제'라는 표현 등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 우회적으로 담겼다는 해석에는 "저는 그렇게 읽진 않았다"며 "검찰이 과거에 노무현 전 대통령 가정을 소탕하듯 한 것은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의문은 계속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어제 5·18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며 검찰과 언론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광주항쟁 41년이 지났지만 반성하지 않은 무소불위의 특권계급 검찰과 수구언론이 한통속이 되어 '그들만의 수구특권층의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기만극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광주항쟁의 정신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시해한 검찰과 언론, 민주투사를 탄압하던 검찰과 언론, 국가폭력으로 고문 받고 살해당한 수많은 민주영령들 앞에 단 한 번이라도 진솔하게 사죄하고 반성해 본 적이 있나"라며 "검찰과 언론은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전두환'부터 'UFC'까지 소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윤석열씨라고 지칭한 뒤, "직전 검찰총장으로 검찰개혁에 저항하다가 사표를 낸 사람이 5·18 정신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5·18 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아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어쩐지 정치와 민주주의 이런 종목에는 안 어울리는 선수 같다. 차라리 UFC가 적성에 맞을 것 같은 이미지"라고 비꼬았습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윤 전 총장이 ‘5·18 정신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또 김남국 의원은 "자격도 없는 윤 전 총장이 ‘어떠한 형태의 독재와 전제든 이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고 말한 부분에서 실소를 금치 못 했다"고 조롱했습니다.

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5·18을 언급하니 젊은 시절 전두환 장군이 떠오른다"며 '2단계 쿠데타'를 통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5·18 정신이 민주당만의 것?


일각에선 여권 인사들이 이같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 윤 전 총장의 호남 지지율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5월 집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호남에서 10.2%의 지지율을 보이며 다른 보수정당 후보들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핵심 기반이지만 아직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을 놓고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라 윤 전 총장이 그동안 여권 이슈로 분류됐던 5·18에 대해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민주당으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에 여권의 맹폭이 쏟아지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원에 나섰습니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5·18 정신이 민주당만의 것이냐"며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을 계승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오만과 독선이 극에 달한 나머지 대한민국의 역사까지도 독점하려 한다. 5·18 정신에 가장 반하는 것이자 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이상은 기자 / leestellaaz@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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