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2년 만에 뉴욕 최대 샌드위치 가게로
코로나 사투 벌이는 이들에게 샌드위치 무료 제공
한인 최초 NBA 구단주…"주류사회와의 소통 우선해야"
코로나 사투 벌이는 이들에게 샌드위치 무료 제공
한인 최초 NBA 구단주…"주류사회와의 소통 우선해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큰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를 운영하는 주세훈(미국명 레니 주·57) 대표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주류사회 속으로 들어간 점'으로 꼽았습니다.
주 대표가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 인근에서 소규모 샌드위치 가게를 창업한 건 32년 전입니다. 어느덧 렌위치를 뉴욕에서만 직영 매장 20개를 운영하는 큰 기업으로 성장시킨 그는 연간 400만 개의 샌드위치를 팔아 5천만 달러(약 565억 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습니다.
주 대표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1세들이 미국에 살면서 고국을 쳐다보고 있을 때 저는 고객인 미국 주류사회를 위한 일을 펼쳐왔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간호사·의사·소방관·경찰 등 봉사자들에게 지난해 6개월 동안 샌드위치를 무료로 제공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주 대표는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봉사하는 영웅들을 위해 '히어로 포 히어로'라는 캠페인을 펼치며 샌드위치 수만 개를 기부했다"며 "뉴욕이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는데 한인들이 뉴욕에서 돈을 벌어 뉴욕을 위해 쓴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요식업 펀딩, 부동산업 등으로 활동을 넓혀온 주 대표는 지난 2019년에는 한인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의 일원이 되는 성공 신화도 썼습니다. 구단가치가 1조4천억 원으로 평가되는 밀워키 벅스 구단의 공동 구단주로 운영에 참여한 것입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연고지로 1968년 창단한 이 구단은 지난해 2위에 올랐고, 현재 디비전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빌리언에어(10억 달러) 이너서클인 유대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인지도를 쌓았기에 구단주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 대표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한인 차세대나 한국 청년들에게도 "주류사회와 소통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주 대표가 한인사회와 고국의 발전을 외면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나중에 성공하면 반드시 그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24∼27일 대전 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주최 '제22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합니다. 월드옥타 뉴욕지회 회원의 자격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행사의 '해외취업 지원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채용의 기회와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 대표는 "한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의 미국 진출을 적극 도울 생각입니다. 우리 매장에도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싶고요. 한국의 식품도 미국으로 수입해 유통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주 대표는 '렌위치' 한국 지사 설립 의사도 밝혔습니다. "샌드위치가 더는 대체 음식은 아닐 것이며 코로나19로 식생활이 변화하고 있다"라고 밝힌 그는 한국 지사 개설에 뜻을 둔 투자자와 미팅을 했고, 다음 달 초까지 가급적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 직영점을 내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경기도 평택 출신인 그는 서울에서 자랐고 20세 때인 1983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해 낮에는 대학을 다니고 밤에는 닥치는대로 일했습니다. 1989년 센트럴파크 인근에서 작은 샌드위치 가게 '레니스'를 창업했습니다.
성탄절 하루만 쉬고 364일 동안 매일 새벽 5시 가게에 나와 준비하고 6시에 오픈해 오후 9시 문 닫을 때까지 쉬지 않고 샌드위치를 팔았습니다. 지금은 미국 뉴욕에서 샌드위치를 가장 많이 파는 기업인이 됐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